‘가짜 신부’가 직업…中여성 결혼식만 20번, 수입은?

송치훈 기자2025-04-04 21:26:00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결혼 압박에 시달리는 젊은이들을 위해 ‘가짜 신부’로 활동하는 중국 여성이 소개돼 화제다.

2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중국 청두에 거주하는 20대 여성 차오메이(CaoMei)는 2018년 한 친구의 부탁으로 부모님 앞에서 여자친구 역할을 해준 이후 연결혼 압박에 시달리는 젊은이들이 부모를 속이기 위해 ‘가짜 신부’를 찾는 수요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에 ‘가짜 신부’를 직업으로 삼기로 결심한 차오메이는 지금까지 20차례나 가짜 신부 역할을 맡았다. 고객은 대부분 결혼 압박을 받는 청년들이다.

특히 명절을 앞두고 부모의 재촉이 심해지는 시기에 의뢰가 몰린다. 실제로 한 고객은 약혼이 파혼됐음에도 마을에 소문이 퍼진 상황에서 체면을 지키기 위해 차오메이를 고용해 결혼식을 강행했다. 어떤 경우에는 부모가 먼저 신부 대행을 주선하기도 한다.

차오메이는 신부 역할을 맡을 때 나이, 직업, 학력 등의 세부 정보를 미리 외우고, 신랑 측 가족도 사전에 만난다. 결혼식 당일에는 실제 웨딩드레스를 입고, 신랑과 팔짱을 끼며 하객들 앞에 신부로 나선다.

단 법적 절차에는 전혀 개입하지 않고, 오직 행사의 ‘연출’만 맡는다. 하루 수입은 약 1500위안(약 30만 원) 수준이며, 촬영, 약혼식, 가족 모임 등 추가 요청이 있을 경우 금액은 더 올라간다.

중국 내에서 차오메이처럼 신부, 여자친구, 혹은 부모 역할까지 맡는 연기자를 찾는 수요는 SNS 등을 통해 늘고 있다. 하지만 이 산업은 여전히 제도화되지 않은 상태로, 가격도 제각각이며, 일부 여성들은 성적 요구나 금전적 협박에 시달리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차오메이는 가족에게는 자신의 직업을 숨기고 있다. 그는 “의뢰인과 엄격한 비즈니스 관계를 유지하려 노력하고 어떤 신체 접촉도 없지만, (가족들이) 내가 성매매에 종사하고 있다고 생각할까 봐 두려웠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현지 전문가들 중에는 ‘가짜 신부’가 사기죄로 처벌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쓰촨 홍치 로펌의 허보 변호사는 “가짜 신부 역할 자체는 불법은 아니지만, 허위 신분증 사용, 공무원 사칭, 금품 수수 등과 연결될 경우 사기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했다.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카톡에서 소다 채널 추가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