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놔주고 날 잡아라”…공항 인질범 맨손 제압 영웅 (영상)

동아닷컴취재2025-03-10 11: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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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 알마티 국제공항에서 인질극을 벌인 범인을 맨손으로 제압한 전직 권투 챔피언이 카자흐스탄 대통령 훈장을 받게 됐다.

8일(현지시각)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사건은 7일 알마티 공항 국내선 터미널에서 일어났다. 직원의 신분증 제시 요구를 불응한 67세 남성이 난동을 일으켰다.

남성은 여성 보안 직원의 머리를 잡아당기고 15cm 길이의 흉기를 꺼내 위협을 가했다. 이어 직원을 인질로 붙잡고는 직원의 목에 칼을 겨누며 “핸드폰으로 연결된 폭탄으로 공항을 폭파하겠다”고 협박했다.

친척을 배웅하기 위해 공항에 왔던 무사 압드라임은 여성의 비명을 듣고 현장으로 달려왔다. 남성의 인질극에 충격을 받아 공항 내에서 누구도 움직이지 못한 가운데 무사 압드라임(52)이 남성에게 다가갔다. 그는 남성에게 “여자 대신 나를 잡아라”고 설득했다. 이에 남성은 직원을 놔줬다.

압드라임은 남성과 끊임없이 대화를 이어갔다. 그는 남성이 방심한 순간을 노려 흉기를 빼앗았다. 압드라임은 맨손인 상태였다. 경찰과 공항보안요원들이 재빨리 합류해 남성을 제압했다.

압드라임은 매체와 인터뷰에서 “나는 다섯 아이를 둔 아버지”라며 “두 딸이 있는데 인질로 붙잡힌 직원이 내 딸이면 어떡하냐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를 구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빛나는 침착함을 보인 그였지만 그는 “남성이 직원을 찌를까 봐 정말 두려웠다”고 말했다.

압드라임은 흉기를 맨손으로 잡았지만 다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과거 복싱, 무술, 태권도, 킥복싱 등 여러 무술을 배웠지만 오래전 일”이라고 얘기했다.

카심 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극단적인 사항에서 용기와 헌신을 보여준 영웅 압드라임에게 국가 훈장을 수여한다”고 밝혔다.

압드라임은 “훈장은 집에 걸어둘 것”이라며 “토카예프 대통령과 국민들이 보여주신 높은 관심과 영예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는 뜻을 전했다.

김수연 동아닷컴 기자 xunnio4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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