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 물려 응급실 간 美 2살 아이…날아온 청구서에는 ‘4억’ 찍혀 있어
조유경 기자polaris27@donga.com2024-11-01 16:44:00
린지 페퍼 인스타그램
31일(현지시각) 미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샌디에이고에 살고 있는 블리클랜드 페퍼(2)는 올해 5월 집 뒷마당에서 놀다가 그만 방울뱀에게 물리고 말았다. 이를 본 어머니 린지 페퍼는 곧바로 119에 전화해 아이를 팔로마르 메디컬 센터 에스콘디도 병원으로 데려갔다.
병원에 도착했을 때 아이는 뱀의 독이 퍼져 움직이지 못했고, 손은 퉁퉁 부어 보라색으로 변해있었다. 의료진은 정맥주사를 삽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여러 시도 끝에 약물을 골수에 투여하는 방식으로 항독소 치료제인 아나빕을 투여했다.
린지 페퍼는 CBS8과의 인터뷰에서 “저는 아이가 죽을 줄 알았다. 우리 식구 모두가 그랬다”고 했다. 이어 “아이 혈압이 떨어지고, 팔이 시커멓게 변하는 것을 보고 아이의 상태가 좋지 않음을 느꼈다”고 했다.
하지만 아이는 극적으로 살았고 가족들 모두 “운이 좋았다”며 기쁨을 전했다.
린지 페퍼 인스타그램
그런데 그것과는 별개로, 이들은 이후 날아온 병원 청구서에 큰 충격을 받았다. 병원비가 자그마치 29만 7461달러(약 4억 1000만 원)가 나왔기 때문이다. 병원비 세부내역은 구급차 이용 2회, 응급실 방문, 소아 집중 치료 비용 등이 포함됐다. 특히 항독소 치료제인 아나빕의 비용이 가장 컸다.
KFF 건강뉴스는 아이에게 30병의 아나빕이 투여됐다고 전했다. 10병은 첫 병원인 에스콘디도 병원에서, 20병은 레이 아동병원에서였다. 두 병원은 한 병당 각각 9574달러(약 1317만 원)와 5875달러(약 808만 원)를 청구했다.
어마어마한 병원비에 페퍼 측 보험사는 병원과 협상해 항독소 비용을 크게 낮췄고, 병원비는 대부분 보험으로 충당됐다. 페퍼 가족은 자기부담금 7200달러(약 993만 원)를 냈다. 하지만 이후에도 구급차 이용비 1만 1300달러(약 1555만 원)를 추가로 냈다고 알려졌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