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어주세요”…클럽서 춤추던 우크라 남성, 軍 징병관에 끌려가 (영상)

최재호 기자2024-10-14 1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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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군 징병관들에 의해 클럽에서 끌려나오는 청년. X(트위터) 캡처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침공으로 병력 부족현상에 직면한 가운데 일부 청년들이 공공장소에서 징병관으로부터 끌려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영국 텔레그래프 등 외신은 14일(현지 시각) 징병관들이 지난 주말 수도 키이우의 레스토랑, 쇼핑센터, 콘서트장 등을 급습해 일부 남성들을 강제로 군에 편입시켰다고 보도했다.

최근 소셜네트워크(SNS)에 공개된 영상을 보면, 우크라이나군 징병관들이 시내에 있는 클럽에서 몇몇 청년들을 붙잡아 끌고 나왔다. 끌려가던 청년들은 “제발 나를 놔달라”고 애원하면서 도망치려고 발버둥 쳤다. 하지만 징병관들은 청년들을 끝까지 붙들고 데려갔다.

우크라이나에서는 현재 25~60세 모든 남성이 군에 자원입대할 수 있다. 잠재적 병력으로 볼 수 있는 18~60세 남성은 출국이 금지돼 있다. 또 지난 4월 우크라이나 국회는 전쟁의 장기화로 징집대상 연령을 현행 27세에서 25세로 낮추는 병역법 개정안이 통과했고 이에 맞춰 처벌도 강화했다.

우크라이나 청년들이 입대를 거부하는 이유는 전쟁터에서 죽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으로 풀이된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사상자의 수는 공식적으로 발표된 바 없으나 대략 65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우크라이나 역시 공식적인 데이터를 발표하지 않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사상자의 수를 러시아의 3분의 1 혹은 4분의 1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군 징병관들에 의해 클럽에서 끌려나오는 청년. X(트위터) 캡처



일부 우크라이나 청년들은 징병을 피하기 위해 자유로운 일상생활을 포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는 것을 비롯해 식당, 마트, 공원 등에도 방문하지 않고 있다.

BBC는 이와 관련해 “청년들이 군 징병관의 눈을 피하고자 택시로 이동하고, 대부분 배달 음식에 의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징병 대상자들중 일부는 징병을 피하기 위해 우크라이나를 몰래 빠져나가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지난 4월 우크라이나 국경수비대는 전쟁이 시작된 이래로 최소 30명이 나라를 탈출하려다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산길에서 얼어 죽거나 강에서 익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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