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재난 당한 하와이 주민들 “당분간 오지 마세요”…이유는?
최재호 기자cjh1225@donga.com2023-08-14 14:20:00
산불 피해를 입은 마우이 섬 일부분. 동아일보DB
대규모 산불로 인해 100여 명에 가까운 사망자와 엄청난 재산피해가 난 하와이 마우이섬에서 당분간 휴가를 위한 섬 방문을 삼가 달라고 호소했다.
13일(현지시간) BBC, CNN 방송 등은 “마우이섬의 주민들이 참사 이후에도 일부 관광객들이 평소처럼 휴가를 즐기는 모습에 참담해하고 있다”며 당분간 관광 목적의 방문은 자제해 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마우이섬의 한 주민은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사흘 전에 우리 주민들이 (산불을 피하려다) 바다에 빠져 죽었는데 바로 다음날 관광객들이 같은 물속에서 수영을 했다”고 말했다.
지난 8일 하와이의 8개섬들 중 하나인 마우이섬에서는 산불이 발생했다. 불은 순식간에 해변까지 번지면서 100여 명 가까운 사망자가 나왔다. 현재까지 파악된 사망자는 93명이며 건물 2200채 파괴 등의 재산 피해가 집계됐다.
산불 피해를 입은 마우이 섬 일부분. 동아일보DB
하와이 출신으로 영화 ‘아쿠아맨’에서 주인공을 연기한 배우 제이슨 모모아 또한 인스타그램을 통해 “마우이는 지금 당신이 휴가를 보낼만한 장소가 아니다”라며 여행 자제를 당부하는 내용의 글과 영상을 올렸다.
모모아는 “하와이 공동체가 상처를 치유하고, 슬퍼하며, 회복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그곳으로 여행 가지 말라. 이렇게 깊이 고통받고 있는 섬에 당신이 있어야 한다고 자신을 설득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현지 관리들 또한 “필수적인 목적이 아닌 여행객들에게는 마우이섬을 떠나고, 섬 방문 계획이 있다면 취소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산불 피해가 집중된 라하이나 카운티의 관리들은 “아직도 피난처가 필요한 사람이 4500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마우이섬에서 유일하게 경제활동을 하게 만드는 산업은 관광업밖에 없다. 하지만 현재는 산불사태 이후 대부분 중단된 상태다. 섬으로 오는 항공편에는 구조활동을 돕기 위한 인력밖에 탑승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