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영토 주장 포함돼”…영화 ‘바비’, 베트남서 상영금지

최재호 기자2023-07-04 15: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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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바비’의 한 장면에 표현된 남중국해 남해구단선(빨간원). @rzhongnotes


할리우드 유맹 배우인 마고 로비와 라이언 고슬링이 주연을 맡아 주목을 받는 영화 ‘바비’가 베트남에서 상영 금지됐다. 바비의 영화 장면들 중 중국이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남중국해 남해구단선(南海九段線·Nine Dash Line)을 넣어 놨다는 이유에서다.

베트남 현지 언론인 VN익스프레스 등에 따르면 베트남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영화국 비 키엔 탄 국장은 3일(현지시간) 워너브라더스 신작 ‘바비’에 대해 상영 금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영화국은 베트남이 외화를 수입했을 경우 이를 허가하고 검열하는 기관이다.

VN익스프레스는 이같은 ‘바비’의 상영 금지와 관련해 “영화에 베트남의 영해 주권을 침해하는 중국 측 구단선을 묘사한 장면이 포함됐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다만 영화국이 어떤 장면에서 구단선이 등장하는지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남해구단선은 중국이 남중국해에 ‘U’자형으로 그린 9개 선을 이어서 만든 해상 경계선이다. 중국만이 주장하는 이 경계선대로라면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주변 해역들 또한 중국이 관할하는 지역으로 풀이될 수 있다.

중국이 주장하는 남해구단선(南海九段線·Nine Dash Line). CIA 제공


2016년 당시 헤이그 법원의 국제 중재 판결에서 해당 주장은 근거가 없다며 기각됐다. 하지만 중국은 이곳에 인공섬을 짓고 군사 시설을 건설하고 전투기를 배치하는 등 관련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베트남의 경우 남중국해에 위치한 파라셀 군도(중국명 시사군도)와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군도) 영유권을 두고 중국과 분쟁을 이어가고 있다.

베트남의 이같은 상영금지 조치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3월 영화 ‘언차티드’가 같은 이유로 상영 금지 처분을, 2021년 7월에도 넷플릭스 드라마 ‘파인갭’의 서비스가 중단됐다. 2019년 10월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영화 ‘어바머너블’은 개봉 10일 만에 상영이 중지되기도 했다. 이 영화들 모두 중국이 주장하는 남해구단선을 장면들에 끼워 넣었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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