괌 수퍼태풍 마와르 피해복구 시작…최대 66cm 폭우, 공항 침수

뉴시스(웹)2023-05-25 10: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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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의 미군 최대 기지인 미국령 괌에 역대급 태풍 마와르( 4급)가 통과한 직후 괌 섬의 주민들과 현지 관리들은 25일(현지시간) 숨어 있던 대피 장소에서 하나 둘 밖으로 나와 강풍에 찢기고 쓰러진 나무들과 뒤집히고 날아간 차량들, 무너진 시설들을 점검하기 시작했다.

태풍의 눈이 통과한 괌 섬의 중부와 북부 지역에는 2피트(66cm) 이상의 폭우가 내렸다. 괌섬 전역에도 평균 30cm 이상의 폭우가 내렸다고 미 국립기상청의 브랜든 아이들렛 기상분석관은 말했다.

괌 국제공항도 태풍의 위력으로 몰아친 파도가 해안선의 산호초를 강타하며 지상을 휩쓰는 바람에 대부분 침수되었다.

현지 기상청은 “괌 섬 전체가 아침에 일어나니 정말 보기 힘든 상태였다”고 밝혔다. 창밖의 밀림이 마치 이쑤시개 통이 쓰러진 것처럼, 영화 ‘트위스터’의 장면 처럼 보였고 나무들이 전부 쪼개지고 쓰러져 있었다고 기상청의 쌍둥이 형제 통보관의 또 한 명인 브랜든 아이들렛은 말했다.

괌의 태풍 피해를 정리하는 데에는 최소한 몇 주일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그는 말했다.

15만 명 인구의 괌에 2002년 이후 21년만에 최대 위력으로 닥쳐온 수퍼태풍 마와르에 대해 기상청은 바람, 폭우 및 생명을 위협하는 해일 파고의 ‘3중 위협’을 미리 예고했다.

또 현지 당국은 콘크리트 벽이 날아가고 연료 비축탱크가 파열되고 차량이 뒤집어질 수 있는 강풍에 대비하라며 주민들에게 경계를 당부했다. 기상 센터는 마와르가 최대 지속풍속이 시속241㎞를 넘는 카테고리 4의 ‘슈퍼 태풍이라고 말했다.

말레이시아어로 ’장미‘를 뜻하는 ’마와르‘는 태풍 중심이 섬 북단을 밤 9시께 강타하고 빠져나갔다. 폭풍과 폭우 및 해일이 급습한 가운데 아직 정확한 피해 상황은 보고되지 않고 있다.

괌은 날짜변경선 서쪽에 위치해 있으며 하와이 섬이 동쪽으로 6000㎞ 떨어져 있고 필리핀 수도 마닐라가 서쪽으로 2500㎞ 위치해 있다.

이번 태풍이 섬 지상에 머문 시간은 30~35분에 불과했지만 이 태풍은 섬 전체를 서서히 통과하면서 태양열 발전 패널들을 하늘로 날려보내고 호텔외벽을 땅위로 무너뜨리는 등 곳곳에서 산발적인 피해를 냈다.

마치 제트기 폭음 같은 강풍의 소리가 밤새 하늘을 뒤덮었고 대부분 주택가가 침수를 겪었다.

찰란 파고 지역의 콘크리트 주택에 사는 주민 리 델 문도는 밤새 울부짖는 바람소리와 땅을 흔드는 강풍의 위력으로 밤새 뜬눈으로 새웠다며, 마치 로디오 경기의 말을 타고 점프 하는 것처럼 집안이 온통 흔들렸다고 말했다.

모든 건물이 콘크리트 건물로 변해가는 괌에서는 “콘크리트로 짓지 않으면 그 안에 사는 사람이 이런 태풍에 목숨을 부지할 수 없다”고 엘 문도는 말했다.

섬 전체의 피해 집계는 전력이 끊기거나 인터넷 연결이 되지 않는 곳이 많아서 아직 정확한 통계가 나오지 않고 있다.

루 레온 게레로 괌 행정관과 조시 테노리오 부행정관은 섬 전체가 밤새 태풍으로 공포의 밤을 보냈다며 곧 차를 타고 피해정도를 알기 위해 순시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까지 경찰에 접수된 피해 신고는 적지만, 경찰차들과 개인 승용차들이 폭풍에 날려다니는 잔해물로 파괴되거나 뿌리가 뽑힌 나무들이 길을 막아서 운행에 지장을 받고 있다.

가장 많은 경찰 신고 전화는 태풍을 걱정하면서 가족이나 친지와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호소하는 전화였다고 괌 경찰은 밝혔다.

이 곳을 통과한 마와르는 태평양의 넓은 해역을 횡단해서 다음 주 쯤 타이완에 상륙할 것으로 예보되고 있다.

[하갓냐( 괌)=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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