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大피라미드 새 ‘통로’ 발견…“비밀 찾을 결정적 단서”

김예슬 기자2023-03-03 1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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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이집트 고대 유물 당국이 공개한 기자 대피라미드 내 비밀 회랑을 촬영한 사진.

이집트 카이로 인근 기자 지역에 있는 대(大)피라미드에서 ‘비밀 통로’가 새로 발견됐다. 내부에 무언가 있을 가능성을 나타내는 결정적 단서라는 평가다

2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집트 고대유물 당국은 대피라미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쪽 면에서 비밀 통로를 발견해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새로 발견한 통로는 정문 위 7m 지점에 있으며 폭 2.1m, 길이 9m다. 통로 천장은 바위가 비스듬하게 서로 기댄 역 V자형 모습이다.

밖에서 보면 막혀 있는 이 통로는 내시경 카메라로 촬영했다.

연구팀은 통로의 작은 틈으로 6㎜짜리 내시경을 밀어 넣어 내부 공간을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다만 통로 끝은 거대한 석회암에 막혀 있어 내시경이 더 진입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이집트 고대유물부 장관을 지낸 고고학자 자히 하와스는 “피라미드 안에 쿠푸왕의 진짜 묘실이 존재하는지 파악할 결정적 단서가 될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이 통로가 뭔가 보호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내 의견으로는 쿠푸 왕의 진짜 무덤을 지키고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기자 대피라미드는 이집트 제4왕조의 두 번째 파라오인 쿠푸왕의 무덤으로, 기원전 2609∼2584년 지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쿠푸 왕의 이름을 따 ‘쿠푸의 피라미드’로도 불린다. 이 피라미드는 원래 높이 146m로 기자의 피라미드 3기 가운데 가장 커 ‘대피라미드’라는 이름이 붙었다.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기자에 위치한 3개의 피라미드 중 가장 큰 피라미드입니다.


이 피라미드에서 지금까지 묘실 3개가 발견됐지만 여기서 미라나 유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도굴 피해를 봤을 가능성도 있지만, 실제 쿠푸왕의 묘실은 외부인이 접근하기 어려운 더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을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됐다.

이런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이집트 당국은 2015년부터 프랑스, 독일, 캐나다, 일본 등의 전문가와 함께 피라미드를 파괴하지 않고 빈 곳을 찾는 ‘스캔 피라미드’ 연구를 진행해왔다.

연구진은 지면 투과형 레이더, 초음파, 엑스레이 등 각종 첨단기술을 활용해 피라미드를 샅샅이 뒤지고 있다.

우주배경복사가 지구 대기와 만날 때 생기는 소립자 ‘뮤온’을 활용한 탐지 기법도 활용됐다. 뮤온은 수 ㎞에 이르는 바위를 통과하는 성질이 있어 비파괴 건축물 검사에 활용된다.

이런 기술을 통해 연구진은 2017년 피라미드 내부에서 봉인돼 있던 30m 길이의 방을 발견하기도 했다.
김예슬 동아닷컴 기자 seul5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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