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리 80년 전통식당 없어지고 ‘백반집’…현지인 줄선 곳 정체는?

박태근 기자2023-02-02 11:06:00
공유하기 닫기

fanpage 갈무리


이탈리아 남부 나폴리의 유서 깊은 피자 가게(나폴리 전통 식당)자리에 한식당이 들어서 현지인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나폴리 최초의 한식당이라고 한다. 워낙 이례적인 일이다 보니 현지 언론에도 기사가 났다.

이탈리아 언론 ‘팬페이지’는 지난달 30일과 이달 1일 두번에 걸쳐 나폴리의 역사적인 레스토랑이 있던 곳에 돌연 한국식당이 개업했다는 소식을 보도했다. ‘거기에는 확실한 이유가 있다’는 문구도 제목에 덧붙였다.

현지인들의 사랑을 받던 식당이 갑자기 사라지고 생소한 외국음식점이 들어서자 놀란 것이다.



한식당은 산타루치아 해안 거리에 있는데, 이곳을 지나는 단골 고객들은 ‘피자 가게가 허공으로 사라졌나?’ 하고 놀랐다고 한다.

매체는 “80년 넘게 마을에 있던 식당이 작별인사도 없이 떠나고, 새로 들어선 한식당은 홍보도 하지 않는다”고 호기심을 끄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들어가서 보면 곧 궁금증이 풀린다고 이어갔다. 매체가 공개한 메뉴 칠판에는 한글로 ‘백종원’, ‘소녀시대 유리’, ‘냉면 존박’, ‘우동집 이장우’, ‘들어오세요’, ‘한국음식’, ‘고마워요’ 등이 적혀 있다. 이탈리아어로는 ‘작은 한식당’, ‘일주일만 연다’, ‘어서 오세요’라고 쓰여 있다.

식당의 정체는 요리사업가 겸 방송인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참여하는 새 예능프로그램 촬영지였다.

fanpage 갈무리



백종원은 지난해 12월 24일 해외에서 새로운 콘텐츠를 촬영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더본코리아 카페를 통해 “여기는 한국이 아니라 외국”이라며 “요즘 부쩍 외국에서 한식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는 분들이 많아 한식을 외국 분들에게 좀 더 알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프로그램을 촬영하기 위해 며칠째 체류 중이다. 이제 1단계 촬영을 마무리하고 귀국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매체는 “아시아 요리에 관한 TV쇼”라고 정체를 밝히며 “미식의 정체성이 매우 강한 도시인 나폴리가 한국 음식의 영향을 테스트하기 위해 선택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호기심 많은 사람들이 아시아 요리를 맛보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고 전했다.

주방장 백종원에 대해서는 “이탈리아 대중에게는 생소하게 들릴 수 있지만 한국에서는 소개할 필요가 없는 사람”이라며 “대한민국의 슈퍼스타 요리사”라고 소개했다. “600 만 명에 달하는 유튜브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고, 26개의 음식점 프랜차이즈 소유자이며, 수십 권의 요리서적을 냈다”고 했다. 자신만의 넥플릭스 시리즈 ‘백 스피릿’ 만들었다는 점도 강조했다.

fanpage 갈무리


직접 식당에 찾아가 먹어본 소감도 밝혔다. 제육 쌈밥이라는 ‘독특한 요리’를 먹었다고 했다. 요리를 즐기는 기본 방법은 잎채소에 롤처럼 말아 함께 먹는 것이라면서 “여러분이 정말 좋아할 것”이라고 했다.

‘백반집’은 촬영을 위해 일주일만 영업하고, 일주일 뒤 다시 원래의 레스토랑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이 프로그램은 외국에서 한식을 알리는 예능물로 백종원, 유리, 존박, 이장우 등이 출연하며, 오는 3월 tvN에서 방송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밥장사로 세계정복’ ‘장사천재 백사장’ 등의 가제가 거론되고 있다고 한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카톡에서 소다 채널 추가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