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대만 민주주의 지킬 것” vs 中 “독립 시도는 죽음의 길”

문병기 기자weappon@donga.com2022-08-03 16:06:00

차이잉원(오른쪽) 대만 총통이 3일(현지시간) 타이베이 총통부에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에게 ‘특종대수경운‘(特種大綬卿雲) 훈장을 수여한 후 함께 기념 촬영하고 있다. 차이잉원 총통은 펠로시 의장에게 “대만의 가장 굳건한 친구”라고 말했다. 뉴시스
펠로시 의장은 이날 차이 총통과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43년 전 미국은 대만관계법으로 항상 대만을 지지하겠다는 약속을 했다”며 “대만의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미국의 결의는 철통(ironclad) 같다”고 했다. 미국이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핵심 동맹국에 대한 방어 의지를 강조할 때 사용하는 ‘철통같은 결의’를 대만에 쓴 것이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이 3차례에 걸쳐 “중국의 대만 침공 시 미군이 개입할 것”이라고 밝힌 데 이어 펠로시 의장도 중국의 대만 침공 등 유사시 미군 개입을 가능하도록 한 대만관계법을 강조했다.
특히 펠로시 의장은 전날 밤 대만 도착 직후 공개한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에서도 “시 주석의 집권 강화로 중국에서 최악의 인권 상황과 법치에 대한 무시가 계속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중국 국방부는 4~7일 대만을 둘러싼 해역 6곳에서 실탄사격 등 군사 훈련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대만의 제2도시 가오슝에서 불과 20㎞ 떨어진 곳도 포함됐다. 중국은 훈련 지역에 선박과 항공기 진입을 금지시켜 대만이 사실상 고립 상태가 될 전망이다. 일본은 “훈련 해역에 우리 배타적경제수역(EEZ)이 포함돼 있다, 중국 측에 우려를 표명했다”며 반발했다.
WP는 이날 “미중 경쟁의 속도와 강도가 높아져 미중관계가 영원히 바뀌고 대만이 그 중심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홍콩 명보는 사설에서 “미중 관계가 6·25전쟁 이후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며 “쿠바 미사일 위기의 21세기 버전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