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시지빵 훔쳤는데 소아성애자 만들어 결국 극단 선택…경찰 “실수”

뉴시스(웹)2022-06-22 15: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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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소시지 빵을 훔친 혐의로 체포됐던 한 남성이 경찰의 실수로 소아성애자로 잘못 기록된 뒤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21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20일 잉글랜드 티스사이트 법원은 지난 2017년 레드카 클리블랜드에 사는 브라이언 템플(당시 34세)이 소시지 빵을 훔쳤으나 경찰 서류엔 소아성애 혐의로 기록돼 세간의 비난을 받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에 대해 클리블랜드 경찰의 실수 때문이었다고 전했다.

2017년 12월31일 브라이언 템플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클리블랜드의 한 빵집 체인점에서 소시지 빵 한 봉지를 훔쳐 경찰에 체포됐다가 풀려난 지 6개월 만이다.

템플이 석방됐을 당시 그의 사건 기록 서류에는 그가 빵을 훔친 것이 아닌 13세 소녀에게 성관계를 부추긴 혐의를 받았다고 잘못 기재돼 있었다.

이 사실을 알지 못했던 템플은 자신의 집에 돌아가 당시 사귀던 여자친구에게 사건 서류 사본을 건넸다.

서류를 읽고 혐오감을 느낀 그의 여자친구는 주변에 잘못된 정보를 퍼뜨렸고, 뒤이어 주변으로부터 언어적·신체적 학대를 받았다.

법원에 따르면 템플은 길거리에서 욕설을 듣고 그의 집을 찾아와 공격하는 사람도 있었다. 골프채로 구타를 당한 적도 있다.

법원은 템플이 이를 견디지 못하고 경찰에 협박과 폭행 신고도 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찰관들이 템플의 집을 방문하는 모습은 그의 소문에 대해 근거 없는 의심만 증폭시키며 상황을 악화시켰다.

사람들의 공격과 모욕이 이어지자 템플은 술과 약물에 의지하기 시작했다.

클레어 베일리 검시관은 템플이 사망한 뒤 실시했던 독극물 검사 결과 그의 몸에서 알코올과 함께 코카인, 항불안제, 수면제 성분 등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템플이 하루 종일 연락이 없자 가족들은 매우 걱정했고 2017년 12월 31일 템플의 동생 바울이 그의 시신을 발견했다.

이날 법원이 읽은 그의 가족들의 진술서에 따르면 템플의 어머니는 “잘못된 서류가 우울증을 유발하기 전까지 아들은 ‘행운아’였다”고 말했다.

템플의 형수 크리스털은 “그가 목숨을 끊었을 때 그의 주머니 안에서 잘못된 정보가 담긴 사건 기록 서류가 발견됐다”며 “경찰이 그에 대한 ‘돌봄의 의무’를 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의 형 또한 “이전에 템플은 극단적 선택을 할 만한 성향을 보인 적이 없다”며 “이와 같은 일은 누구나 미치게 할 것”이라고 전했다.

클리블랜드 경찰 소속 아가르 경사는 진술서를 통해 2017년 11월28일 템플이 서류가 잘못됐다며 소송을 제기한 사건을 처리했다고 주장했다.

템플이 사망한 이후 경찰행위독립사무소(IOPC)는 별도 조사를 통해 단지 ‘사람의 실수’로 인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이례적인 일’이 일어났다는 결론을 내렸다.

클리블랜드 경찰 당국은 이와 같은 오류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 전했다.

영국 왕립연합서비스연구소가 발표한 ‘경찰에 대한 공신력’에 따르면 경찰에 대한 국민 신뢰도는 2017년 62%에서 2020년 55%로 떨어졌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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