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여왕 “성폭행 의혹 앤드루 왕자, 전하라 부르지 말라”

한지혜 기자2022-01-14 10:11:00
공유하기 닫기

미성년자 성폭행 의혹을 받아 재판에 넘겨진 영국의 앤드루(61) 왕자가 13일(현지 시간) 군대 직함과 왕실의 후원을 박탈당했다. 이후 미국에서 열리는 재판엔 민간인으로 출석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BBC, 더타임스 등 외신을 종합하면,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미성년자 성폭행 의혹으로 미국에서 재판을 받게 된 차남 앤드루 왕자의 군 직함 등을 박탈했다. 앤드루 왕자의 성추행 의혹 건이 미국 법원의 재판에 넘겨지면서 이 같은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

버킹엄 궁은 성명을 통해 “여왕의 승인과 동의를 받아 요크 공작의 군사 직함 및 칭호와 왕실의 후원 등이 여왕에게 반환됐다”고 밝혔다.

이어 “앤드루 왕자는 공식 임무를 계속 수행하지 않을 것이며 일반 시민으로 재판받게 될 것”이라며 “‘전하’(His Royal Highness)란 호칭을 사용할 수 없으며, 반환된 앤드루 왕자의 역할은 왕실의 다른 이들에게 분배될 것”이라고 했다.

앤드루 왕자는 2001년 미국의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함께 당시 17세이던 미국인 여성 버지니아 주프레를 성폭행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주프레는 지난해 8월 앤드루 왕자에 대해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앤드루 왕자는 2009년 엡스타인-주프레의 합의가 있었다며 소송 기각을 요청했지만 미국 뉴욕 맨해튼 연방지방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재판을 진행하기로 했다.

영국 앤드루 왕자에게 성관계를 강요당했다고 주장하는 버지니아 주프레가 2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출연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 BBC 캡처


이 같은 법원의 결정에 이날 영국 군출신 인사 150여명은 앤드루 왕자의 군대 직함을 박탈해야 한다는 내용의 공개편지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 보냈다. 결국 여왕은 특단의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이제껏 앤드루 왕자는 의혹이 불거진 뒤 2019년부터 모든 공식 업무를 중단하고 공식 석상에서 자취를 감췄다. 

왕실 언론담당 비서를 지낸 디키 아비터는 “여왕이 매우 슬퍼하고 있겠지만 실용적인 사람이기도 하다”며 “이건 왕실의 이해 보호와 관련된 문제”라고 말했다.

앤드루 왕자의 의혹이 불거진 ‘미성년자 성폭행’ 스캔들은 미국의 부호이자 금융인인 제프리 엡스타인으로부터 시작됐다. 그는 지난 2008년 플로리다 주 법원에서 미성년 소녀의 매춘을 알선하고 고용한 혐의로 아동 성매매 유죄판결을 받아 수감 중이었지만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했다.

지난 2020년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제프리 엡스타인: 괴물이 된 억만장자’에서 스캔들 피해자들의 증언이 공개되면서 국제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켰고 이와 관련된 핵심 인물들이 거론됐다. 이중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요크 공작 앤드루 등의 거물급 인사들도 포함됐다.


한지혜 동아닷컴 기자 onewisdom@donga.com


카톡에서 소다 채널 추가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