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칠수 없다” 의사 오진 탓에 15년간 앞 못보고 산 美여성

이혜원 기자hyewon@donga.com2022-01-13 21:08:00

녹내장으로 오진한 의사 탓에 15년간 시각장애인으로 살다가 최근 백내장 판정을 받고 수술을 통해 시력을 되찾은 코니 파크. 사진=유튜브 ‘UCHealth’ 채널 영상 캡처
11일(현지시간) 미러 등에 따르면 미국 서부 콜로라도주 오로라에 거주하는 코니 파크는 2003년 눈이 침침하다고 느껴 안과를 찾았다. 의사는 녹내장 진단을 내리며 수술할 수 없는 상태라 곧 실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크는 “당시 앞이 잘 보였기 때문에 처음엔 의사의 말을 믿지 않았다”며 “하지만 3주 정도 지나자 시력이 급격히 나빠졌고 5개월 사이 시력의 85%를 잃었다”고 밝혔다.
파크는 맹인학교에서 점자를 배우는 등 현실을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했다. 다만 “시력을 잃더라도 행복까지 잃기는 싫다”면서 아이스 스케이팅, 카약, 캠핑 등 평소 즐겼던 야외활동도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어려운 점도 있었다. 파크는 지팡이 사용이 익숙하지 않아 덤불에 들어가곤 했고 혼자서는 요리를 할 수도 없었다. 청소기를 돌리는 것도 힘들어 빗자루로 바닥을 쓸어야 했다.

녹내장으로 오진한 의사 탓에 15년간 시각장애인으로 살다가 최근 백내장 판정을 받고 수술을 통해 시력을 되찾은 코니 파크. 사진=유튜브 ‘UCHealth’ 채널 영상 캡처
파크는 같은 해 11월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친 뒤 양쪽 눈 모두 2.0 시력을 판정받았다.
이어 “15년 동안 앞을 보지 못했다는 사실에 화가 났고, 예전에 오진을 한 의사가 원망스럽기도 했다”며 “하지만 앞을 볼 수 있게 되자 내 마음속 분노도 모두 사라졌다”고 말했다.
시력을 회복한 파크는 가족들의 얼굴을 볼 수 있어 가장 행복하다고 전했다. 그는 “15년 만에 봐도 남편은 여전히 잘생겼다. 다시 한번 사랑에 빠졌다”며 “생후 3주에 불과했던 손녀가 훌쩍 커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력을 회복한 뒤 세상의 모든 일을 지켜보는 게 매우 의미 있다는 점을 깨닫게 됐다”며 기뻐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