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이 차라리 낫다” 코로나 생활고에 29년만에 자수한 탈옥수

박태근 기자2021-09-16 2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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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 60대 탈옥수가 코로나19 여파로 극심한 생활고를 겪다가 탈옥한 지 29년여 만에 경찰에 자수했다. 차라리 감옥생활이 낫겠다는 판단에서다.

16일 호주 공영 ABC 방송 등에 따르면, 지난 5일 뉴사우스웨일스(NSW)주 시드니 북부 해변 지역의 디와이 경찰서에 다코 데직(64)이라는 남성이 찾아와 자수했다.

그는 무려 29년 넘게 잡히지 않던 탈옥수였다.

데직은 대마초 재배 혐의로 징역 3년 6월 형을 선고받고 그레프톤 교도소에 복역하던 중 수감 13개월째인 1992년 8월 1일 탈옥했다.

당시 그는 줄톱과 절단기로 쇠창살을 잘라내고 탈옥한 것으로 알려졌다.

NSW주 경찰은 광범위한 수색 작업을 벌였으나 끝내 그의 행방을 찾지 못했다.

데직은 시드니 북부 해안으로 도주해 수리공 일을 하며 지금까지 숨어 지냈다.

그러다가 최근 코로나 여파로 일감이 끊겨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렸다. 결국 집세를 내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러 셋집에서 쫓겨났고 해변에서 기거하는 노숙자가 됐다.

해변에서 잠을 자던 데직은 ‘노숙자로 사느니 감옥생활이 더 낫겠다’고 판단해 결국 자수했다고 경찰 관계자는 설명했다.

NSW주 경찰은 데직을 ‘탈옥’ 혐의로 기소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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