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덧 심해 이 다 빠진 여성…“그래도 더 낳고 싶다”

김소영 기자2021-06-17 23: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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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한 입덧 때문에 거의 모든 이를 잃은 루이스 쿠퍼. 미러 홈페이지 갈무리

심한 입덧 때문에 거의 모든 이를 잃은 여성이 아이를 계속 낳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16일(현지시간) 더선·미러 등에 따르면 영국의 루이스 쿠퍼(24)는 프랑스의 한 스키 리조트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19살에 첫 아이를 임신했다.

당시 루이스는 임신 4주 만에 ‘임신 오조(HG·Hyperemesis Gravidarum)’ 진단을 받았다. 임신 오조란 임신 초기에 나타나는 가벼운 구토 증세인 ‘입덧’이 중증이 되어 잦은 구토를 되풀이하는 것을 말한다. 오조를 앓는 임신부는 체중이 감소하거나 영양실조를 겪을 수 있으며 심하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임신 오조의 발생률은 전체 임신의 0.5~2% 정도로, 오조를 유발하는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보통 1~2일 단식 후 대량의 포도당 주사와 인슐린을 체내에 주입해 치료하지만 인공중절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임신 7주 차에 극심한 오조 증상을 겪던 루이스는 프랑스에서 하던 일을 그만 두고 영국으로 돌아갔다. 그는 “구토하는 것 말고는 먹지도, 마시지도, 걷지도, 서지도, 움직이지도 못했고 심지어 머리조차도 들 수 없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임신 16주 차에는 치아 하나를 잃었다. 잦은 구토로 인해 산이 치아를 부식시킨 탓이었다. 거의 일주일마다 하나씩 이가 빠지기 시작했고, 임신 3개월 만에 6개의 치아만 남게 됐다. 그는 “정말 고통스러웠다. 임신 중이라 진통제랑 항생제 정도만 먹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루이스 쿠퍼와 그의 아이. 미러 홈페이지 갈무리


아이를 무사히 출산한 루이스는 구강 건강을 위해 나머지를 발치하는 수술을 받았다. 요즘은 틀니를 끼고 생활한다는 그는 “임신 전 나는 아주 건강한 치아를 갖고 있었다”며 “지금은 웃는 모습도 부자연스럽고 외모도 많이 변했다. 자존감이 많이 낮아졌다”라고 털어놨다.

그런데도 루이스는 아이를 더 낳길 원했다. 하지만 둘째 아이를 임신했을 때 더 심한 오조가 찾아왔고, 공황발작도 겪게 됐다. 극심한 고통에 결국 중절까지 결심했지만 수술 바로 전날 아이를 낳기로 마음을 바꿨다. 그는 “내 건강이 우선인 부모님은 슬퍼하셨지만 나는 차마 아이를 포기할 수 없었다”며 “여러 약물치료로 출산까지 버티고 또 버텼다”고 했다.

현재 루이스는 남편과 상의해 셋째 임신도 고려 중이다. 사랑니 제거 수술을 앞두고 있다는 그는 자신처럼 임신 오조를 겪는 임신부들을 지원하고 오조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데 힘쓰고 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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