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루가 때리고 발로 찬 조련사…“말 안 들어서”

김소영 기자2021-05-18 22: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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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련사 드미트리 바친스키가 벨루가 ‘닐’(왼쪽)과 ‘리르’를 폭행하고 있다. 페이스북 갈무리

러시아 최대 규모 수족관에서 벨루가가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마구 폭행한 조련사가 비난 여론에 휩싸였다.

17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은 블라디보스토크 연해주 수족관에서 벌어진 벨루가 학대 사건 당시 폐쇄회로(CC)TV 영상을 입수해 보도했다.

영상에서 조련사 드미트리 바친스키(32)는 손에 입을 맞추는 훈련 중 벨루가 두 마리가 말을 듣지 않자 손바닥으로 때리고 발로 차는 등 마구 폭행했다.

현지 동물보호단체인 ‘범고래와 벨루가를 위한 자유’는 페이스북을 통해 “폭행당한 벨루가는 12살 ‘닐’과 13살 ‘리르’이며 조련사의 구타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라고 폭로했다. 이어 “해당 수족관의 수석 조련사 이고르 코스티체프는 학대 사실을 알고도 방관했으며 바친스키의 학대 정황이 담긴 CCTV 영상을 다수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단체는 이 같은 훈련 방식이 러시아 연방 형법에 어긋난다고 보고 수족관 관계자들을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다.

논란이 커지자 수족관 측은 해명에 나섰다. 수족관 관계자는 “발정기인 벨루가들이 서로 공격적으로 행동하는 걸 막기 위해 그랬다”며 “해당 벨루가들은 다치지 않았으며 건강에도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지 동물전문가는 “짝짓기 시기라 벨루가가 예민해졌을 수는 있지만 폭행은 법적으로 명백한 동물학대”라며 “훈련이 아니라 구타였다. 비정상적이고 야만적인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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