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수칙 어겼다고 스쿼트 300번…체벌 이튿날 숨진 男

김소영 기자sykim41@donga.com2021-04-06 20:30:00

다렌 마나옥 페나레돈도. 페이스북 갈무리
5일(현지시간) BBC, 더선 등에 따르면 루손 섬 카비테주에 사는 다렌 마나옥 페나레돈도는 지난 1일 오후 6시 통행금지 시간 이후 물을 사러 외출했다는 이유로 경찰에 붙잡혀 스쿼트 자세를 300번 넘게 하는 체벌을 받았다.
카비테주는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엄격한 봉쇄 조치를 취하고 있다.
페나레돈도의 친척인 아드리안 루세나는 페이스북에 부고를 전하면서 “경찰이 페나레돈도를 비롯해 통금을 위반한 다른 사람들에게 처음에는 스쿼트 100번을 동작 맞춰서 하라고 지시했다”며 “한 명이라도 동작을 틀리면 100번씩 추가해 총 300번을 하게 했다”고 밝혔다.

친척이 페나레돈도의 시신 사진과 함께 올린 글. 페이스북 갈무리
이에 대해 제너럴 트라이아스시 경찰서장 마를로 솔레로는 봉쇄령을 어기면 경관들이 말로 교육할 순 있어도 신체적인 처벌을 내리진 않는다며 어떤 경관이라도 체벌을 강요한 것으로 밝혀지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니 페레르 시장은 경찰에 전면 수사를 명령했다며 이런 식의 처벌은 “고문”이라고 묘사했다. 아울러 그는 유족들과도 접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달 초 국제인권단체인 ‘휴먼 라이츠 워치’는 필리핀에서 규칙을 어겼다는 이유로 인권을 짓밟는 일이 빈번하다고 지적했다. 인권단체는 경찰이나 지역 공무원들이 방역수칙을 어긴 사람들을 개 우리에 가두거나 한낮 땡볕에 앉아 있게 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