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진 할아버지 도와준 은인에게 손주가 건넨 '2만1000원'

nuhezmik@donga.com 2017-07-22 20:10
한 남성이 길에서 자전거를 타다가 쓰러진 할아버지를 직접 응급실로 옮기고 병원비까지 내준 따뜻한 사연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돼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지난 5월 페이스북 ‘대전광역시 대신 전해줄게’ 페이지에는 ‘우리 할아버지를 응급실까지 모셔다주신 분을 찾는다’는 한 고등학생의 글이 게재됐습니다.

남학생은 “혈압 때문에 자전거를 타시다가 쓰러진 할아버지를 차에 태우고 응급실로 가서 진료절차를 다해주시고 수납까지 전부 해주고 가셨다”라며 “정성훈이라는 분을 찾는다”고 글을 남겼는데요.  

‌며칠 뒤 이 글을 본 정 씨는 “솔직히 망설였던 건 사실이다. 잠시나마 망설였던 저 자신이 부끄럽다“라며 “사례를 바라고 한 일이 아니다. 공부 열심히 하고 할아버지께서 바나나 드시고 싶다고 하셔서 바나나랑 과일 이것저것 사드렸으니 손자분도 맛있게 드셨으면 한다”고 댓글을 남겼습니다.

‌그러나 부모님 없이 할아버지와 단둘이 살았던 남학생은 정씨의 댓글을 본 후 어떻게든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자 정씨에게 연락을 취했습니다.

얼마 후 정씨는 학생을 만난 사실을 다음과 같이 페이스북에 남겼는데요.



‌그는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뜬금없는 전화에 많이 놀라고 당황도 했지만 나름 반가웠다. 손자에게 조금이라도 힘내라는 말을 전하고 싶은 마음에 인근 햄버거 가게에서 만났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햄버거를 사 먹이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던 중 손자분이 목에 걸고 있던 카드지갑을 열더니 가지고 있던 2만 1000원을 내게 건넸다. 작다면 작은 액수지만 학생이 가지고 있는 전 재산을 차마 받을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정씨가 돈을 받으려 하지 않자 학생은 눈물을 글썽이며 '꼭 받아주세요'라고 설득했고, 이에 정씨는 돈을 받았는데요.

돈을 건네받은 정씨는 페이스북에 사진을 올리며 “오늘 2만 1000원으로 21억보다 더 큰 가치있는 배움을 10대 고등학생에게 배웠다. 세상은 아름답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됐다. 더 열심히 성실하게 사는 사람이 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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