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수염 가진 최연소 여성’ 근황 “잘 나갑니다”

celsetta@donga.com 2017-04-20 15:21
사진=하르남 카우르 인스타그램(@harnaamkaur)
‘턱수염을 가진 최연소 여성’으로 기네스북에 오른 인도계 영국인 하르남 카우르(Haarnam Kaur·25)가 모델 활동 근황을 공개했습니다.

하르남 씨는 11살 때 발병한 다낭성 난소 증후군 탓에 남성 호르몬이 과다하게 분비돼 전신에 덥수룩한 털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한참 외모에 민감할 사춘기 시절에 팔다리는 물론이고 코 밑, 턱, 가슴에까지 털이 나자 하르남 씨는 너무도 괴로웠습니다. 매일같이 제모를 했지만 턱에 거뭇거뭇하게 솟아나는 수염 때문에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자기 몸을 미워하고 운명을 원망하던 하르남 씨는 16세 때 시크교 교도로 입문하며 완전히 다른 마음가짐을 갖게 됐습니다. 15세기 인도에서 탄생한 종교인 시크교는 체모 제거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시크교도들은 신이 인간에게 주신 것을 훼손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머리카락과 수염을 깎지 않고 단정하게 빗어 정리만 해 둡니다.

사진=하르남 카우르 인스타그램(@harnaamkaur)
신앙심이 깊어질수록 자기 외모를 받아들이는 것도 점점 더 쉬워졌습니다. 긍정적인 마음을 갖게된 하르남 씨는 콤플렉스였던 수염을 오히려 자신만의 개성으로 삼아 모델로 활동하게 됐습니다. 그녀는 “자기 몸을 사랑하자, 남을 괴롭히지 말자”라며 사회 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습니다.

최근 하르남 씨는 영국 유명 뷰티 브랜드 ‘더 바디샵(The Body Shop)’과 협업해 긍정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세계 여성의 날(3월 8일) 기념 행사에 참여해 있는 그대로의 자기 모습을 인정하고 포용하는 것의 중요성을 전파한 것입니다. 하르남 씨 본인이 누구보다 외모 때문에 고민이 많았던 사람이니만큼 그녀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는 진정성이 깃들어 있습니다.

사진=하르남 카우르 인스타그램(@harnaamkaur)
사진=하르남 카우르 인스타그램(@harnaamkaur)
그녀는 지난 2016년 2월 열린 런던 패션위크에서도 시크교 터번을 쓰고 거침없는 워킹을 선보였습니다. 파란 원피스에 검은 하이힐 차림으로 런웨이를 빛낸 하르남 씨는 인스타그램에 “어릴 적 모델이 되겠다고 할 때 모두 비웃었어요. 못생기고, 뚱뚱하고, 수염이 있다고요. 하지만 이제 제가 걷는 모든 길이 저의 런웨이입니다. 우리 모두 고개를 높이 들고, 자신 있게 걸어가요!”라고 멋진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현재 하르남 씨는 자기 이름을 내건 유튜브 채널 준비에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주어진 인생을 당당하게 사는 하르남 씨의 모습에 감화된 네티즌들은 “당당한 모습에 기분이 좋아졌어요”, “정말 대단한 여성”, “솔직히 처음엔 좀 어색해 보였는데 자꾸 보다 보니 수염이 진심으로 예뻐 보여요”, “자신감 넘치는 모습에 나까지 밝아지는 듯”이라며 박수를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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