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 아들 위해…곰 탈을 쓰고 거리에 선 아버지

phoebe@donga.com 2017-04-07 09:10
Yitu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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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9일 중국 안후이 성 허페이의 공공 광장에서 곰 분장을 한 남자가 포착됐습니다. 남자는 한 번에 10위안(약 1650원)을 받고 지나가는 사람들과 ‘포옹’을 했습니다.

남자의 이름은 펑카이. 그에겐 아픈 아들이 하나 있습니다. 2015년 한 살이던 아들은 백혈병 진단을 받았습니다. 친척들은 부부에게 치료비가 엄청나게 들어가니 아이를 포기하라고만 하고 누구도 돈 한 푼 도움을 주지 않았죠. 정비공으로 일하던 펑 씨는 직장을 관두고 아들을 돌보기로 했습니다.

지난 2년 간 가족은 치료비로 37만 위안(약 6100만 원)을 썼습니다. 펑 씨는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돈을 빌릴 수 있는 곳이면 어디라도 찾아갔지만,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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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25세 아버지는 곰 의상을 입고 거리에 나섰습니다. 그는 아들의 이야기를 적은 종이를 목에 걸고 10위안을 기부 받을 때마다 포옹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Yitu 뉴스에 따르면 그는 3일 동안 단지 포옹 7번을 했고, 100위안(1만6400원)을 조금 넘게 받았습니다. 아들의 병원비는 하루 1000위안을 달리고 있습니다. 아버지의 간절한 바람은 이대로 끝이 나는 걸까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납니다. 지나가던 네티즌이 찍어 올린 펑 씨의 곰 분장 사진이 주목을 끈 것입니다. 언론까지 나섰죠. 포털사이트에는 수천 건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첫 기사가 나간 지 하루 만에 친절한 네티즌들로부터 18만 위안(3000만원)이 넘는 기부금이 모였습니다.

중국에서는 많은 가족이 펑 씨와 같은 처지에 놓여 있다고 합니다. 치료비를 구할 방법이 없으면 자선단체에 호소하기 위해 여장을 하거나, 마네킹으로 퍼포먼스를 하거나, 말 가면을 쓰고 지나가는 사람을 업어주거나 하는 퍼포먼스를 하는 사례가 보도됩니다.

중국 네티즌들은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에서 왜 생명을 구하는 절박한 일은 자선단체와 독지가에게 의존해야만 하는 것이냐”며 안타까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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