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 온건가요?” 배달앱 후기에 공격글 남긴 치킨집 결국…

dongadevp@donga.com 2019-08-05 20:00
사진=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 민족’ 화면 캡처

“반성문 써서 가게로 들고 와요”
“제일 싫어하는 맘충짓인데 배가 많이 고파서 조현병 온건가요?”
배달앱을 이용한 손님들의 이용후기에 공격적인 댓글을 남긴 인천 남동구의 한 프랜차이즈 치킨집 사장이 본사의 제재를 받고 사과 했다.

최근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배달앱을 이용한 손님과 치킨집 사장의 언쟁이 담긴 게시물이 공유됐다.

이에 따르면, 한 손님은 “45분 기다렸다가 출발했는지 궁금해서 전화했다. 그런데 전화 받으신 분이 55분까지 가는 거라고 문자 못 받았냐며 상당히 기분 나쁘게 대응하셨다. 애기가 자니까 벨 누르지 말고 전화 달라고 요청사항에 썼는데 굳이 벨 누르셔서 애기들 다 깨고 난리도 아니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닭 상태도 너무 뻑뻑하고 숯불향도 정말 안 났다. 소스는 그나마 먹을 만했는데 닭 상태가 영(별로였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치킨집 사장은 “제가 (전화)받았으면 시간도 안됐는데 왜 독촉하냐며 (주문을)취소했을 것이다. 닭이 딱딱하게 느껴졌으면 ‘아 여긴 이런가보다’ 하고 원래 먹던 기름 둥둥 튀긴 거 드시면 된다”고 쏘아붙였다.

이어 “직원들과 통화해보니 처음부터 전화 말투를 더럽게 했다더라. 반성문 써서 가게로 들고 와라. 아기드립에 내가 싫어하는 거 다 해 놨다. 제일 싫어하는 맘충짓인데 겨우 2만 원짜리에 대접받고 싶어 그런 건가? 배가 많이 고파서 조현병 온 건가? 나는 징징거리는 꼴 못 받아준다”고 말했다.
사진=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 민족’ 화면 캡처
이 치킨집 사장은 또 ‘배달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후기에 “항상 1시간 걸린다. 적응해 달라. 아니면 부적응자 되시라”라고 답했다. ‘초심을 잃은 것 같다’며 음식 맛을 지적한 손님에겐 “얼마나 드셨는진 모르겠지만 똑같다. 그동안 감사했다”고 했다.

논란이 커지자 결국 이 치킨집은 본사의 제재를 받게 됐다. 치킨집 사장은 배달앱을 통해 “8일~14일까지 물류중단 됐다”며 “기간동안 자숙하며 반성하도록 하겠다.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사과했다.

이어 “이번 일은 제가 직접 확인하지 못한 직원들의 진술만으로 감정적으로 대처해 생긴 일”이라며 “논란이 불거지자 그 한쪽만의 진술로 고객님의 잘못을 더 크게 부각시키기 위해 수정 글도 올렸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상황을 다 종합한 결과 저희쪽에서 전화응대 문제가 있었다. 요청사항 또한 지키지 못한 명백한 실수가 있었다. 전 확인하지 못한 사실을 토대로 오히려 고객님께 도를 넘은 대응을 한 것”이라며 거듭 사과했다.
사진=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 민족’ 화면 캡처
윤우열 기자 cloudanc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