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혈사제’ 음문석 “기억에 남는 장면? 빨간꽃잎 CG 설사신”

dongadevp@donga.com 2019-04-20 13:13
‘열혈사제’ 음문석 “기억에 남는 장면? 빨간꽃잎 CG 설사신” (인터뷰)

SBS 금토드라마 ‘열혈사제’에서 활약한 음문석이 이명우감독의 “같이 가자”라는 한마디에 기뻐했던 순간을 털어놨다.

‘열혈사제’는 TV화제성 3주간 1위, 그리고 20%대를 넘는 시청률로 방송되는 내내 인기몰이중이다. 여기에는 주인공 김남길과 김성균, 이하늬 뿐만 아니라 조연들의 온몸을 던지는 열연이 톡톡히 한몫했다. 이중 단발머리 장룡역 음문석은 독특한 정장패션에다 충청도 사투리, 그리고 코믹한 춤과 액션을 곁들이면서 명실공이 신스틸러로써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최근 SBS공식 SNS채널(@SBSNOW)에 공개된 ‘열혈인터뷰’에 출연한 음문석은 우선 캐스팅되었을 때를 떠올렸다.

“드라마 ‘귓속말’에서 뵈었던 이명우감독님께서 연락을 주셔서 찾아뵙고는 짧은 대본리딩을 했다”라며 “그리고 1주일 뒤에 ‘같이 가자’라며 전화를 주셨을 때 정말 좋았다. 그때 마치 산정상에 오른 것처럼 미친듯이 함성을 질렀고, 심지어 누나와 서로 부등켜안고서 기쁨을 나눴다”라고 깜짝 고백하며 그때의 감정을 재연해보였던 것.

그럼 음문석은 자신만이 장룡을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을까? 주저없이 그는 “이제까지 연기하면서 가장 많이 생각하고 고민했던 캐릭터가 바로 장룡”이라며 “겉보기에는 단발머리에다 올드하고 촌스러운 느낌이지만, 사실 이를 입체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연구하다 보니 머리가 빠질 정도였다”라며 웃어보였다.

알고보니 그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어떻게 하면 더욱 장룡스러울까?”, “이 친구는 왜 이렇게 머리를 길렀을까?”라고 스스로 질문을 던졌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장룡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자”라는 대답을 찾을 수 있었던 것. 이 같은 덕분에 그가 연기하는 일명 ‘롱드’ 장룡은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캐릭터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어 그는 트레이드마크가 된 단발머리의 탄생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감독님께서 ‘장룡은 처음부터 단발머리로 가야 돼’라고 정해서 말씀해주셨다‘”라며 “모든 캐릭터가 2019년을 살고 있는데, 장룡만 시간만 멈춘 느낌이 있더라. 그래서 내 외모에다 표준어대신 내 고향인 충청도의 사투리를 썼더니 정말 절묘한 캐릭터로 탄생할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귀띔했다.

그동안 그는 김해일역의 김남길, 서승아역의 금새록과 액션대결을 하다가 발차기 한방에 뻗는가 하면 ‘간장공장 공장장’으로 괴롭힌 쏭삭역 안창환한테도 최근 길거리 결투에서 비참하게 무너지는 등 인상 깊고도 코믹한 장면을 많이 만들어냈다. 그런 그도 가장 기억나는 장면은 의외로 설사장면이었다.

지난 4월 13일 방송분을 회상하던 그는 “설사하는 연기에서는 장룡이 이 상황에서 얼마나 괴로운지를 연기로 보여줘야 해서, 누가 내 옆에 있는지도 생각도 않고 오로지 그 한 장면에만 집중했다”라고 깜짝 밝혔다.

심지어 하루 동안이나 배 아픈 연기를 했던 탓에 촬영이 끝나고 나서 실제로 설사병을 앓아 고생하기도 했던 것. 방송분에서는 빨간꽃잎 CG까지 가미되어 역대급 장면을 만들어내자 본인에게도 더욱 기억남는 장면이 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어 촬영 에피소드도 소개하던 음문석은 드라마 방송전후 사람들이 대하는 모습이 달라졌음을 실감했다. 드라마 시작 전에 장룡 분장을 한 채로 촬영 식당에 가면 사람들이 눈마주치기를 꺼렸고, 심지어 자신을 피해가는 사람도 더러 있었던 것 그는 “그때 내 외모 때문에 나를 보신 분들이 제정신이 아니거나 무서운 사람으로 느끼지 않았을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라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방송이 나가고 난 뒤부터는 바라보는 시선이 완전히 바뀌었다. “이후에는 많은 분들께서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봐 주신다”라며 “한번은 가발이 아닌 모자를 쓰고서 설렁탕을 먹고 있었는데, 어떤 팬분께서 조용히 옆에 오시더니 ‘’열혈사제‘ 장룡씨죠? 온가족이 장룡씨를 정말 좋아합니다”라고 말씀해주셨다. 순간 ‘나를 따뜻하게 사랑해주시는 구나’라는 느낌이 들어서 울컥했고, 감사함과 더불어 행복감마저 들었을 정도”라고 들려준 것이다.

마지막으로 드라마의 종영을 언급하던 그는 “그동안 ‘열혈사제’를 사랑해주시고, 그 안에서 작게 살았던 장룡도 사랑해주셔서 고개숙여 감사드린다”라며 “이 드라마를 통해서 음문석의 시작을 알렸는데, 앞으로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서 더 많이 인사드렸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라고 말하더니 벅차오르는 감정을 숨기지 않고 고스란히 드러내기도 했다.

그리고는 “특히, 저를 궁금해하실 때 극중처럼 기른 머리를 한 채 SNS에도 ‘저 이렇게 잘 살고 있어요’라고 보여드리겠다. 앞으로 배우 음문석의 발자취를 여러분에게 조심스럽게, 그리고 한 단계 한 단계 천천히 올라가 있음을 보여드리고 싶다”라며 겸손한 모습으로 인터뷰를 마쳤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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