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애니 불법 업로드한 한국인 현지서 체포…피해 액 183억 원

phoebe@donga.com 2019-04-18 18:40
일본 TV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동영상 공유 사이트에서 찾아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방영 종영 시간에 맞춰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에피소드도 있다. 그러나 이렇게 TV 방영분을 녹화해 공유 사이트로 올리는 것은 일본 현지에서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현지 취업 중인 한 한국인이 애니메이션을 불법 업로드한 혐의로 지난 4월 15일 경찰에 체포됐다. 미에현 요코카이치시의 한 기업에 취업한 이준현 씨(29)는 비트토렌토를 사용해 ‘월드 트리거’ 에피소드를 인터넷에 업로드해 누구나 다운받을 수 있게 했다.

오사카현립경찰 온라인 범죄부서에서 주목을 했고, 월요일 이 씨의 체포로 작전에 정점에 치닫는 등 수사가 시작됐다.

경찰들은 이 씨가 업로드한 에피소드가 250회 정도 다운로드 되었고, IP주소 조사를 통해 그가 다른 애니메이션과 TV드라마 콘텐츠가 담긴 177개 파일을 추가로 업로드했다는 것을 확인했다. 총 해적판 다운로드 수는 7만 건이 넘었으며, 경찰은 전체 피해액을 18억 엔(한화로 약 182억 8500만 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씨는 일본 경찰 조사에서 화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비디오 편집을 하느라 지난해 9월에 이 애니메이션 에피소드를 올렸다고 말했고, 모든 사람들이 그것을 보길 원했다고 했다.

수사를 시작하게 한 발단이 된 것은 ‘월드 트리거’의 첫 번째 에피소드였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미 일본 토에이의 유튜브 채널에서 전체를 무료로 시청할 수 있다. 이 시리즈는 2014년~2016년까지 73개의 에피소드를 방영했으며, 원작 만화는 연재 진행 중이다.

하지만 이 애니메이션이 대단히 인기가 있거나 명작인 것은 아니다. 일본 매체 소라뉴스 24는 “솔직히 지금 ‘월드 트리거’ 애니메이션은 국제 애니메이션 커뮤니티에서 완전히 잊혔다. 아마도 이 씨는, 실수로, 현재 인기와 관심이 부족한 작품을 불법 업로드하면 법적 감시망을 피하리라 생각한 것 같다”라고 전했다.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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