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크 ‘절규’, 비명 지르는 모습 아냐, 대중이 잘못 해석”

phoebe@donga.com 2019-03-22 08:00
“비명을 듣는 것” 대영박물관 주장
노르웨이의 예술가 에드바르트 뭉크 뭉크의 ‘절규’. 출처 | (GettyImages)/이매진스
2019년 3월 2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에드바르트 뭉크: 사랑과 불안(Edvard Munch: love and angst)’ 전시회 홍보를 위한 기자회견에서 갤러리 도우미들이 ‘절규’ 석판화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 인쇄물은 뭉크가 만든 15개의 석판화 중 하나이며 유명한 색채화 이전에 만들어졌다. 이번 전시회는 4월 11일부터 7월 21일까지 진행되며 45년 만에 영국 최대 규모의 전시회다. 사진 출처 | (GettyImages)/이매진스

미술책이나 명화 소개책자를 본 사람이라면 노르웨이 화가 에드바르트 뭉크(Edvard Munch)의 ‘절규’(The Scream)라는 작품을 한 번쯤은 봤을 것이다. 붉은색과 노란색 하늘과 파란색 파도가 구불구불 일렁이는데, 가운데 선 남자는 귀에 손을 대고 입을 벌리고 있다. 그림은 비명을 지르는 한 남자를 묘사한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대영박물관은 뭉크의 ‘절규’가 실제로 비명을 지르는 모습을 묘사한 게 아니라고 한다. 대신, 그림 속 남자는 누군가의 비명을 듣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
2019년 3월 2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에드바르트 뭉크: 사랑과 불안(Edvard Munch: love and angst)’ 전시회 홍보를 위한 기자회견에서 갤러리 도우미들이 ‘절규’ 석판화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 인쇄물은 뭉크가 만든 15개의 석판화 중 하나이며 유명한 색채화 이전에 만들어졌다. 이번 전시회는 4월 11일부터 7월 21일까지 진행되며 45년 만에 영국 최대 규모의 전시회다. 사진 출처 | (GettyImages)/이매진스

대영박물관은 반세기 만에 영국에서 가장 큰 뭉크 작품 전시회를 연다. ‘에드바르트 뭉크: 사랑과 불안(Edvard Munch: love and angst)’ 전시회는 4월 11일부터 7월 21일까지 진행된다. 전시회에는 희귀한 ‘절규’의 흑백 판화본도 나온다.

데일리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박물관 큐레이터 줄리아 바트럼(Giulia Bartrum)씨는 대중이 이 작품을 널리 오해하고 있다고 말한다.

바트럼 씨는 “우리가 전시하고 있는 이 희귀본 ‘절규’는 이 작품이 비명을 듣는 사람을 묘사한 것이지, 많은 사람들이 추측하는 것처럼 비명을 지르는 사람을 묘사한 게 아니라는 것을 분명하게 한다”라고 말했다.

다만 바크럼 씨는 그림 속 남자가 들은 비명이 ‘진짜’인지, ‘심리적’인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절규’ 흑백 석판화 본 하단에는 “나는 자연 전체에 걸쳐 위대한 비명을 느꼈다”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다.

뭉크는 1982년 오슬로에서 산책하다가 하늘이 붉게 물드는 것을 보고 이 그림에 대한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바트럼 씨는 ‘그 순간 그가 갑자기 느꼈던 불안감에서 그림에 대한 영감이 어떻게 나왔는지’ 보여주려고 흑백 버전에 ‘기묘하게 캡션을 넣었다’라고 설명했다.

바트럼 씨는 “뭉크는 당시 감정이나 순간을 포착하려고 했다. 그 문구를 통해 우리는 그가 어떻게 느꼈는지 안다”라고 말했다.

“사람들은 이 사람이 비명을 지르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건 아니다. 머릿속이든 아니든, 그것은 사람의 귀에 들어오는 소리다. 그는 주위에서 비명을 지르는 자연의 감각을 느낀다. 이 상징적인 인물이 언덕에 있는 자연의 외부 세력에 반응하고 있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