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불량으로 나온 콜라가 2억에 팔린다? 콜라 수집의 세계

sodamasism 2019-03-23 09:20
“느그 아부지 뭐하시노? 예… 병 줍는데요”

(아주 먼 미래에 태어날) 나의 주니어를 위해 시작한 일이 있다. 그것은 콜라병 모으기다. 예전에는 마시기만 했는데, 언제부턴가 버리기에 콜라병이 너무 멋져 보였다. 그렇게 집안에 다 마신 캔과 병이 하나, 둘 탑이 쌓이기 시작했다. 문제는 이대로 있다가는 방이 아니라 쓰레기 분리수거장이 될 것 같다는 것.

이대로라면 자식들에게 수집품을 보여주기도 전에 내가 분리수거(?)가 될 운명이다. 이를 탈피하는 방법. 보다 장기적인 전략을 가지고 차분히 콜라를 모으는 것이다. 진품명품쇼에 콜라를 들고 갈 그날까지! 오늘 마시즘은 집안에 꼭 모셔야 할 콜라들을 소개한다.
올림픽, 코카-콜라, 성공적
(극단적인 가격대를 가지고 있는 밴쿠버 올림픽 코카-콜라 보틀)
구할 때는 쉽게 구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가치가 올라가는 녀석이 있다. 그것은 바로 올림픽 한정 코카-콜라다. 올림픽 시즌이 되면 다양한 한정판 콜라가 나온다. 너무 많아서 탈.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타임머신을 개발하지 않는 이상 모을 수 없는 녀석이다. 물론 타임머신을 개발할 돈이면 대부분 살 수 있다(아마).

이베이를 기준으로 올림픽 한정 코카-콜라 중 가장 비싼 것은 ‘2010 밴쿠버 올림픽 코카-콜라 알루미늄 보틀 세트’다. 뭐 얼마나 하겠냐고 봤더니 5,396달러(물론 판매자가 엄청 세게 부른 듯).
(이거... 이거 발견하면 112 아니 마시즘으로! ⓒ코카-콜라 저니)
한국에서도 가장 비쌀 것이라고 알려진 코카-콜라도 ’88 올림픽 기념 호돌이 코카-콜라 병’이다. 만약 당신이 친척집이나 집안 장롱에서 이 코카-콜라를 만난다면 수많은 사람의 영입 전화를 받을 수 있다.
콜라의 콜라보는 항상 옳다
(마잭 티켓까지 챙겨주는 당신은 도대체)
지난해 방탄소년단 멤버 얼굴이 들어간 코카-콜라가 판매되자 한국은 물론… 많은 외국인들이 드래곤볼 모으듯 이 녀석을 찾는 현상이 벌어졌다(현재 유리병 세트로 사면 200달러 남짓, 캔이면 60달러 남짓). 이는 즉 코카-콜라 수집가는 물론 아미(방탄소년단 팬클럽)들이 참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전성기의 마이클 잭슨이 들어간 콜라는 얼마에 팔릴까?

이베이에 ‘1993년 대만 마이클 잭슨 월드 투어 스페셜 펩시 에디션’이 나온 적이 있다. 콘서트 티켓까지 두둑하게 챙겨준 이 녀석의 가격은 2,500달러. 현재는 검색되지 않는 것으로 보아 바로 팔린듯하다.
세 글자의 마법, 미개봉
(탄생 100주년 기념 코카-콜라 보틀, 각국의 로고로 적혀있다)
‘미개봉’이라는 세 글자는 콜렉터 세계의 계급장과 같다. 특히 콜라인지 간장인지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상한 녀석을 미개봉했다면 가치가 달라진다. 사실 위에서 언급했던 콜라들 역시 미개봉이었기에 값이 치솟았던 것이다. 역시 중고거래에는 미개봉이 최고지.

단지 50년 동안 병뚜껑을 열지 않았을 뿐인 보통 코카-콜라가 이베이에서 50달러에 팔리고 있다. 1986년도에 나온 ‘코카-콜라 100주년 한정판 세트’ 미개봉품은 1500달러에 판매가 되고 있다. 어떻게 콜라를 안 마시고 수십 년을 버틸 수가 있는 거지. 김장독 마냥 콜라를 묻어서 보관을 해볼까 심각하게 고려해봐야겠다.
콜라 수집에 유통기한 따위는 없다
(캔과 병 그 사이를 달리는 펩시)
사실 이 정도 단계면 취미 수준이 아닌 고고학자나 인디애나 존스의 단계를 거치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만큼 오랜 시간 보관된 콜라는 가격이 엄청나다. 이베이에 올라왔던 1950년대 펩시 캔이 그렇다. 이 녀석의 가격은 7,800달러. 일단 캔인데 우리가 아는 캔 뚜껑이 없는 상태다. 형태부터 디자인까지 박물관에 가야 할 정도.

그렇다면 코카-콜라는 어떨까? 오래되었고 상태가 괜찮으면 억 단위 돌파도 가능하다고(…)
불량품 함부로 차지 마라, 비싸다
(극단적 다이어트 코-크)
그렇다면 세계에서 가장 비싼 콜라는 무엇일까? 바로 코카-콜라 공장 불량품이다. 앞선 콜라들이 인간의 영역에서 구매를 할 수 있다면, 이것은 신의 가호가 함께하여야 얻을 수 있다. 한치의 오차도 용납할 것 같지 않은 코카-콜라의 불량품이라니. 때문에 믿을 수 없는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일단 코카-콜라 캔인데 음료가 들어가 있지 않고 뚜껑만 닫힌 녀석이 250,000달러로 나왔었다(요즘에는 유행을 탔는지 단가가 떨어졌다. 하지만 1,000달러 이상). 무게는 단 0.48g. 이쯤 되면 세상에서 제일 비싼 공기라고 봐도 무방하다. 위아래 프린트가 잘못되었거나 뚜껑이 이상해도 대박.

만약 당신이 무심코 코카-콜라를 샀는데 이런 오류를 발견했다? 당장 코카-콜라에 전화해서 항의… 가 아닌 감사하다고 삼보일배를 해야만 한다.
눈으로 마시는 콜라 수집의 세계
(콜라캔 단일 모음으로 기네스에 오른 데이비드 안드레아니, 2013년 기준 10,558캔 ⓒGUINNESS WORLD RECORDS)
다른 음료들에게는 슬픈 일이다. 유명 음료와 맛으로 승부를 하기도 전에 불티나게 팔리고 가격이 올라가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만큼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신뢰와 사랑을 나눈 결과가 아닐까?

콜라의 종주국(?) 미국에는 1974년에 조직된 ‘코카-콜라 수집가 클럽(Coca-Cola Collectors Club)’이 있다. 단순히 소수의 사람들이 하는 동호회가 아닌 주마다 지부가 있고 수만 명의 회원이 활동하는 조직이다. 이들은 크고 작은 행사와 박람회를 개최하는 등의 덕력을 선보이고 있다.

한국 역시 만만치 않다. 이미 많은 코카-콜라 수집 동호회가 있으며, 대중적인 취미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이츠콜라나 홍태루, 카페콜라 등에 가면 세상 본 적 없는 콜라 컬렉션들을 볼 수 있다. 거의 누가 먼저 코카-콜라 박물관을 내는가를 두고 수집을 불태우는 것 같은 단계.
수집의 목적은 오직 즐거움일 뿐!
반농담 반진담으로 시작했지만 정신이 아득하다. 이미 너무 비싸고, 너무 많은 사람들이 콜라를 모으기 때문이다. 콜라코인 탑승실패(돈을 보고 수집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하지만 매일 마주치는 콜라에 하나씩 추억거리를 담아 모으는 것은 나름 만족스러운 취미가 아닐까? 발견의 순간부터 마시는 일까지. 그리고 마시고 나서 추억을 담아 기록하는 보관하는 마시즘이 될 수 있기를 바라본다.
참고문헌
- 쏘는 ‘맛’보다 모으는 ‘멋’에 빠지다, 장종호, 스포츠 조선
- 코카콜라를 수집해서 행복한 남자 ‘김근영’, 박균호, 허프포스트코리아
- 코카-콜라와 사랑에 빠진 남자 이츠콜라 김재학 대표, 저니에디터, 코카-콜라 저니
- 짜릿하게 통했다! 부부가 함께 만든 코카-콜라 박물관 카페, 카페콜라!, 저니에디터, 코카-콜라 저니
- The 10 Most Expensive Sodas In The World, SARAH ANTON, therichest
- Most Expensive Soda, Successstory
- Collectors Club, Coca-Cola Joney
- Ebay, 아이쇼핑…또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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