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적절한 의상" 크롭톱 입은 여성 탑승 막은 항공사

hwangjh@donga.com 2019-03-17 13:13
“범죄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며 상체 일부가 드러나는 크롭톱 상의를 입은 여성 승객의 탑승을 거부한

여성 승객의 복장을 문제 삼아 탑승을 제지한 영국 항공사가 사과했다.

3월 14일 CNN 등 외신은 지난 2일 영국 버밍엄 공항을 출발해 카나리 제도로 가는 토머스쿡 비행기 탑승객 에밀리 오코너(Emily O'Connor)가 ‘부적절한 복장’을 이유로 탑승을 제지 당했다고 전했다.

오코너는 6명의 친구들과 함께 신나는 휴가를 보내기 위해 비행기에 올랐다. 그는 상체 일부가 드러나는 크롭톱 상의, 통이 넓은 편안한 바지를 입고 있었다.

보안 검색대를 통과할 때만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비행기에 탑승한 오코너에게 승무원이 다가와 복장 지적을 했다.

승무원들은 오코너에게 그의 복장이 타인에게 수치심을 주고 범죄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며 겉옷을 입지 않으면 비행기에 탑승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오코너는 12일 자신의 트위터에 “4명의 승무원이 나를 둘러싸고 날 비행기에서 내리게 하려했다.”고 호소했다.

온라인에서 복장 규정에 대한 공지를 본 적이 없다고 주장한 오코너는 당시 주변 승객들에게 ‘내가 수치심을 주느냐’고 물었지만 아무도 그렇다고 대답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어 다른 승객에 내게 욕설을 섞어가며 “한심한 여자, 입 다물고 겉옷을 입으라”는 폭언을 했지만 승무원들은 (말리지 않고) 내버려뒀다”고 지적했다.

결국 오코너는 겉옷을 입었지만 이후 트위터 게시글을 통해 “화가 났다”고 밝혔다. 매체 인터뷰를 통해서도 ”내 인생 가장 성차별적이고 여성혐오적이고 창피한 경험”이었다고 분노했다.

한편 토마스쿡 대변인은 “오코너를 화나게 한 것은 유감”이라며 사과했다.

다만 “대부분 항공사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적절한 (탑승객) 복장 정책을 가지고 있으며, 남녀에 상관 없이 적용된다”는 말을 덧붙였다.

황지혜 기자 hwang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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