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가 장례식에서 스스로 목숨 끊은 아들을 ‘죄인’이라 했다”

phoebe@donga.com 2018-12-19 09:23
기사와 직접관련 없는 자료사진. 출처 | ⓒGettyImagesBank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한 10대 소년의 부모는 장례식을 주재하던 가톨릭 신부가 아이가 천국에 갈지 의문이라고 말했다는 이유로 신부를 비난했다.

텔레그래프 12월 16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디트로이트 가톨릭 대교구는 유감을 표하며, 돈 라쿠에스타(Don LaCuesta) 신부가 “예상 가능한 미래”를 강론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숨진 매이슨 헐리바거(Maison Hullibarger)의 부모는 신부의 말로 비탄에 빠졌다며 그가 자리에서 물러나길 원한다고 주장했다.

어머니 린다 씨는 디트로이트 자유 언론에 “우리는 매이슨이 어떻게 죽었는지가 아니라 어떻게 살았는지를 강론에서 듣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아버지 제프 씨는 “신부가 장례미사에 온 사람들에게 자신이 자살에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했고, 우린 그의 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라고 했다. 그는 “신부가 거기서 우리 아들을 원망하면서, 아들을 죄인이라고 불렀다”면서 “아들이 천국에 갈 만큼 회개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살’이라는 말을 6번 이상 말했다”라고 전했다.

부부는 12월 8일 미시간주 템페런스에 있는 카르멜 성당에서 신부를 만났으며, 사랑스러운 아들을 위해 장례미사를 집전해 달라고 일부러 청했다고 설명했다.

전통적으로 가톨릭 교회는 자살은 용서할 수 없는 죄라고 가르친다.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한 자살은 용서해야 한다고 입장이 완화된 것도 최근 몇 년 사이 일이다.

디트로이트의 가톨릭 대교구는 라쿠에스타 신부가 앞으로 장례미사 집전에서 제외되고, 헐리바거 가족이 추가적인 도움을 받을 것이라고 사과했다.

교구는 성명서에서 “우리는 그러한 엄청난 손실에 대해 가족의 슬픔을 함께 나눈다. 우리의 희망은 그리스도의 사랑과 치유력에 초점을 맞춘 장례식을 통해 항상 큰 고통의 상황에 위안을 주는 것”이라며 “불행히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우리는 견딜 수 없는 상황이 훨씬 더 악화됐다는 것을 알고 있고, 이에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라고 밝혔다.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당신을 위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