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 없는 것도 죄냐’ 변명 안 통해…휴대폰 5번 ‘잃어버린’ 남자 체포

celsetta@donga.com 2018-12-07 15:12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유독 ‘나는 운이 없다’며 답답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새 옷을 입고 나가면 꼭 옷에 무언가가 묻고 관광지에 가면 소매치기를 당한다는 등의 징크스에 시달리곤 한다. 그러나 최근 사기 혐의로 붙잡힌 30대 말레이시아 남성은 스스로 털어놓은 불운 때문에 덜미를 잡혔다.

말레이시아 매체 프리 말레이시아 투데이는 지난 11월 27일 현지 경찰 발표를 인용해 부킷 메르타잠 출신인 34세 남성이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남성 A씨는 2013년부터 5년에 걸쳐 휴대폰 다섯 대를 도둑맞았다고 허위로 신고해 분실보험 혜택을 받았다.

A씨는 “11월 24일 장모님 댁 근처 거리를 걷다가 2인조 오토바이 날치기단에게 아이폰 XS맥스와 노트북 등을 빼앗겼다”고 신고했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무언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A씨의 과거 신고 내역 4건은 모두 같은 강도 피해였으며 그 때마다 피해물품 목록에 아이폰이 포함되어 있었다. 단순히 불운이 반복됐다기에는 석연치 않은 기록이었다.

추궁 당한 A씨는 결국 5년에 걸친 사기행각을 털어놓았다. 그는 아이폰과 맥북 등을 잃어버렸다고 신고하고 물건은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에 올려 개당 5~6000링깃(약 134~161만 원)을 받고 팔았다. 분실보험 보상금으로 나온 돈은 새 휴대전화를 사는 데 썼고 기계에 싫증이 나거나 새 모델이 나오면 또다시 허위신고를 반복했다.

현지 경찰은 “A씨가 최근 잃어버렸다고 신고한 물건은 그의 장모님 댁에 잘 보관돼 있었다”고 밝혔다.

이예리 기자 celset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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