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한국 男, 베트남 女 더 선호” …野 “국격 쓰레기통에 버려” 격앙

dongadevp@donga.com 2018-12-04 14:34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동아일보DB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은 4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베트남 정부 고위관료를 만난 자리에서 ‘한국 남자들이 베트남 여성을 선호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을 비판하며 이 대표의 사과를 촉구했다.
 
지난 3일 이 대표는 국회에서 찡 딩 중 베트남 경제부총리를 만나 한-베트남 교류 협력 활성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찡 딩 중 부총리는 “한국 기업들이 베트남에 투자해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며 “많은 베트남 여성이 한국 남자와 결혼해 가정을 꾸리고 있다. 베트남과 한국의 관계는 아주 특별한 관계“라고 말했다.
 
이에 이 대표는 “1992년 수교 이래로 26년 동안 (한-베트남 관계가) 아주 지속적으로 빨리 발전해왔다”며 “한국 사람들은 호치민 주석의 소박하고 정직한 업적을 깊이 존경하고 있다. 요즘에는 한국 사람들이 (베트남에)많이 여행을 간다”고 화답했다.
 
또 이 대표는 “부총리 말씀처럼 한국 사람들이 베트남 여성들과 결혼을 많이 하는데, 다른 나라보다 베트남 여성들을 더 선호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수민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4일 논평을 내고 “집권 여당의 대표가 어떻게 베트남 정부 대표단에 이런 말을 내뱉을 수 있는가”라며 “여성이 상품이자 기호의 대상이라고 생각하는 집권 여당 대표라는 분의 시대착오적인 저질적 발언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충격적”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이해찬 대표의 정신 나간 망발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할 말, 못 할 말의 분간을 하지 못해 대한민국의 국격을 쓰레기통에 버린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이어 “박항서 (베트남)축구감독과 한류가 베트남에서 올려놓은 한국의 위상을 이 대표가 스스로 깎아내렸다”며 “‘20년 집권’의 오만불손한 태도가 이미 몸에 익고, 입에 배어 이젠 기본 예의도 버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적절한 언행과 사고방식에 대한 부끄러움이 없고, 시대감성 또한 전혀 읽지 못한다면 집권여당의 당대표가 아니라 단지 ‘유통기한이 한참 지난 구태정치인’ 그 뿐인 것”이라며 “바른미래당은 이해찬 당대표의 책임 있는 정식 사과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김정현 민주평화당 대변인도 4일 브리핑을 통해 “다문화시대에 대한 몰이해를 여지없이 보여준 것으로 매우 부적절했다”며 “30여만 가구에 이르는 한국 다문화가정들을 인종과 출신 국가로 나누는 사고방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비쳐질 수 있어 정치인으로선 절대 해서는 안 될 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집권여당의 당대표인 이해찬 대표가 다문화가정에 대해 매우 편협하고 굴절된 시각을 갖고 있음을 개탄한다”며 “이 대표의 발언이 우리나라를 방문한 베트남 고위관리의 면전에서 나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외교상 결례”라며 이 대표의 사과를 촉구했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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