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종료 휘슬 불며 눈물 터트린 축구 주심…무슨일 있었기에?

dongadevp@donga.com 2018-11-22 17:05
유럽 네이션스리그(UNL) 네덜란드-독일전에서 주심이 경기가 끝남과 동시에 눈물을 흘려 축구팬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20일(현지시간) 독일 겔젠키르헨 펠틴스 아레나에서 열린 ‘2018-2019 유럽 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 A조 네덜란드와 독일의 경기는 2대 2 무승부로 끝났다.

이날 네덜란드는 후반 45분까지 2-1로 뒤지다가 경기 종료 5분여를 남기고 ‘캡틴’ 버질 반 다이크(리버풀 FC)가 극장골을 넣으며 동점으로 끝났다. 이로 인해 네덜란드는 골 득실에서 조 1위를 차지하며 4강에 진출했다.

네덜란드가 극적으로 4강 진출에 성공하자 선수들은 물론이고 팬들은 기쁨의 환호를 보냈다. 하지만 정작 골을 넣은 반 다이크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그는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마자 경기장 한쪽에 서 있던 주심 오비디우 하테간(루마니아)에게로 다가갔다. 반 다이크의 이동으로 중계 카메라에 잡힌 주심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반 다이크는 주심과 짧게 대화를 나누더니 그를 끌어안으며 다독였다. 주심은 눈물을 참으려고 애썼고 이 상황은 생중계로 고스란히 전달됐다. 하지만 두 사람의 대화 내용을 알 수 없어서 축구팬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의문은 이 후 반 다이크의 언론 인터뷰를 통해 풀렸다. 반 다이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하테간이 경기 직전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는 그러나 경기 내내 눈물을 참고 있었고, 종료 휘슬을 분 후에야 참고 있던 눈물을 터트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테간은 어머니를 잃은 슬픔에도 자기 자리를 지켰다”며 “아주 훌륭한 심판이었다. 나는 그에게 심판을 아주 잘봤다고 위로했다. 힘을 주고 싶었다. 아주 작은 위로였지만 그에게 도움이 됐길 바란다”고 전했다.

극적인 동점골로 네덜란드를 4강에 올려놓았으나 승리의 기쁨보다 주심의 아픔을 먼저 위로한 캡틴의 모습에 축구팬들은 박수를 보냈다.

한편, 루마니아 출신으로 올해 38세인 하테간은 2008년부터 국제축구연맹(FIFA) 심판으로 활동하고 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유럽 예선,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본선, 유로파리그, 챔피언스리그 등 주요 대회에서 활약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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