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모 대학의 간호학과에서 관장 실습 대상을 제비뽑기로 뽑는다는 내용의 글이 소셜미디어에 게재돼 논란이다. 해당 학교의 간호학과 학생은 실제로 제비뽑기에 뽑히면, 동급생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관장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 학교 간호학과 학생인 A 씨는 2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제비뽑기에서 뽑힌 학생은 다른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관장을 당하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 일단 조마다 커튼을 다 치고, 대상자가 바지를 내리고 침대에 누우면 수건으로 몸을 덮어준 다음에 엉덩이 부분을 들어서 관장 관을 넣고 관장약을 주입하는 거다”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8일 페이스북 공식페이지 ‘간호학과, 간호사 대나무숲’에는 “모 학교에서 관장 실습을 학생 대상으로 시행한다고 한다”라는 내용의 글이 익명으로 올라왔다. 글쓴이는 “그게 조에서 한 명씩 뽑아서 하는 거고 거부할 수 없는 분위기라고 한다. 제비뽑기 잘못 걸려서 자신이 항문을 남한테 보여주는 상황”이라며 “이건 인권 문제인 것 같은데, 이거 다른 학교도 하나”라고 말했다.
해당 글에서 거론된 학교는 누리꾼 다수에게 질타를 받았다. 학생의 수치심과 인권을 존중하지 않은 실습이라는 것. 이와 관련, A 씨는 “간호학과 2학년 필수 과목”이라며 “저는 지난 주에 관장 실습을 했다. 일단 한 조가 네다섯 명으로 이루어지는데, 거기서 대상자 1명을 뽑아서 관장 실습을 하게 되는 거다. 그런데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없다 보니까 제비뽑기를 조원들이 돌려서 대상자를 정하게 돼서 관장을 한 거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기 싫은 사람은 하지 않아도 좋다고 교수님께서 말은 하셨는데 그 조에서 뽑힌 사람이 안 한다고 하면 조는 실습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게 되니까 좀 분위기상 어쩔 수 없이 하게 되는 사람도 있다”라며 “(뽑힌 사람이 못한다고 거부하면) 제비를 또 뽑는 게 아니라 아예 그 조는 실습을 하지 못하게 된다. 모형으로 대체한다고 하기는 하는데, 모형으론 거의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드는 거다”라고 부연했다.
‘학생들이 무척 부끄러워했을 것 같다’라는 말에는 “그렇다. 뽑힌 사람은 울 것 같은 반응인 사람도 있었고 앞으로 계속 얼굴 보게 될 동기들이지 않나. 그런 부분을 보인다는 게 솔직히 말해서 많이 창피하고 정말 싫은 일인데, 보는 사람도 심정이 이해가 되니까 별로 하고 싶지 않더라. 보는 사람도, 해 주는 사람도 마음이 다 불편하고 미안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학생들이) 너무한 것 같다는 얘기를 했고 이건 조금 아닌 것 같다는 반응이 대다수이기는 했는데 교수님 결정이다 보니까 직접적으로 교수님한테 얘기는 다들 못 하는 분위기다”라며 “(교수님은) 직접 환자의 고통을 경험해 봐야 더 나은 간호를 제공할 수 있다. 이렇게 말씀을 하셨다. (하지만) 우리가 그 병을 경험을 해 봐야지 그 병을 꼭 치료할 수 있는 건 아니지 않나. 관장도 꼭 저희가 경험을 해야만 환자에게 더 나은 간호를 제공할 수 있느냐 하는 점을 잘 모르겠다. 다른 대다수의 학교도 모형을 쓰고 있는 상황에서 저희가 꼭 동기들끼리 관장을 해야 하는가 하는지. 이건 인권침해 문제라고 생각한다”라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행동하는 간호사회’ 최원영 간호사는 “지금까지 (관장 실습) 제보받은 곳은 한 7군데 정도 된다”라며 “혈관 주사는 흔히 하는 실습이지만, 관장 같은 경우는 사실 그렇게 연습이 엄청 필요할 정도의 의료 행위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최 간호사는 “혈관은 찾기 힘들지만 항문은 우리 몸에 한 군데밖에 없지 않나. 찾기 힘들 정도로 안 보일 정도로 작은 것도 아니고. 그래서 실제로 할 때는 선배 간호사가 여러 번 시범을 보여주고 주로 보통 2명이나 3명이서 같이 한다. 환자가 완전 무의식이거나 이럴 때는 여러 명이서 환자 몸을 잡아야 되니까”라며 “그렇게(관장 실습)까지 해서 배워야 될 정도로 어려운 기술도 당연히 아니다. 의료 행위 빈도수로 치면 관장보다 더 자주하는 것도 있는데, CT나 MRI도 MRI 관 안이 얼마나 무서운지 들어가 봐라. 이렇게 하지는 않지 않나”라고 비판했다.
‘21세기에 이런 싫은 걸 억지로 참아가면서 왜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는 “그 간호대뿐만 아니라 의대나 치대도 마찬가지일 텐데 대학교라고는 하지만 시간표가 짜여서 나온다. 대부분이 반드시 이수해야 되는 수업이어서 그 수업을 다른 교수님 것으로 들을 수 있는 경우가 없다”라며 “그래서 분위기 자체가 제비뽑기로 뽑혔는데 ‘나 싫어’ 이러면서 안 할 수가 있는 분위기가 아닌 거다. 나는 그냥 참고 하려고 했는데 내 파트너가 안 한다는 이유로 같이 찍힐 수 있으니까 안 할 수가 없는 그런 분위기가 있는 거다”라고 답했다.
김은향 동아닷컴 기자 eunhyang@donga.com
이 학교 간호학과 학생인 A 씨는 2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제비뽑기에서 뽑힌 학생은 다른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관장을 당하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 일단 조마다 커튼을 다 치고, 대상자가 바지를 내리고 침대에 누우면 수건으로 몸을 덮어준 다음에 엉덩이 부분을 들어서 관장 관을 넣고 관장약을 주입하는 거다”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8일 페이스북 공식페이지 ‘간호학과, 간호사 대나무숲’에는 “모 학교에서 관장 실습을 학생 대상으로 시행한다고 한다”라는 내용의 글이 익명으로 올라왔다. 글쓴이는 “그게 조에서 한 명씩 뽑아서 하는 거고 거부할 수 없는 분위기라고 한다. 제비뽑기 잘못 걸려서 자신이 항문을 남한테 보여주는 상황”이라며 “이건 인권 문제인 것 같은데, 이거 다른 학교도 하나”라고 말했다.
해당 글에서 거론된 학교는 누리꾼 다수에게 질타를 받았다. 학생의 수치심과 인권을 존중하지 않은 실습이라는 것. 이와 관련, A 씨는 “간호학과 2학년 필수 과목”이라며 “저는 지난 주에 관장 실습을 했다. 일단 한 조가 네다섯 명으로 이루어지는데, 거기서 대상자 1명을 뽑아서 관장 실습을 하게 되는 거다. 그런데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없다 보니까 제비뽑기를 조원들이 돌려서 대상자를 정하게 돼서 관장을 한 거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기 싫은 사람은 하지 않아도 좋다고 교수님께서 말은 하셨는데 그 조에서 뽑힌 사람이 안 한다고 하면 조는 실습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게 되니까 좀 분위기상 어쩔 수 없이 하게 되는 사람도 있다”라며 “(뽑힌 사람이 못한다고 거부하면) 제비를 또 뽑는 게 아니라 아예 그 조는 실습을 하지 못하게 된다. 모형으로 대체한다고 하기는 하는데, 모형으론 거의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드는 거다”라고 부연했다.
‘학생들이 무척 부끄러워했을 것 같다’라는 말에는 “그렇다. 뽑힌 사람은 울 것 같은 반응인 사람도 있었고 앞으로 계속 얼굴 보게 될 동기들이지 않나. 그런 부분을 보인다는 게 솔직히 말해서 많이 창피하고 정말 싫은 일인데, 보는 사람도 심정이 이해가 되니까 별로 하고 싶지 않더라. 보는 사람도, 해 주는 사람도 마음이 다 불편하고 미안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학생들이) 너무한 것 같다는 얘기를 했고 이건 조금 아닌 것 같다는 반응이 대다수이기는 했는데 교수님 결정이다 보니까 직접적으로 교수님한테 얘기는 다들 못 하는 분위기다”라며 “(교수님은) 직접 환자의 고통을 경험해 봐야 더 나은 간호를 제공할 수 있다. 이렇게 말씀을 하셨다. (하지만) 우리가 그 병을 경험을 해 봐야지 그 병을 꼭 치료할 수 있는 건 아니지 않나. 관장도 꼭 저희가 경험을 해야만 환자에게 더 나은 간호를 제공할 수 있느냐 하는 점을 잘 모르겠다. 다른 대다수의 학교도 모형을 쓰고 있는 상황에서 저희가 꼭 동기들끼리 관장을 해야 하는가 하는지. 이건 인권침해 문제라고 생각한다”라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행동하는 간호사회’ 최원영 간호사는 “지금까지 (관장 실습) 제보받은 곳은 한 7군데 정도 된다”라며 “혈관 주사는 흔히 하는 실습이지만, 관장 같은 경우는 사실 그렇게 연습이 엄청 필요할 정도의 의료 행위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최 간호사는 “혈관은 찾기 힘들지만 항문은 우리 몸에 한 군데밖에 없지 않나. 찾기 힘들 정도로 안 보일 정도로 작은 것도 아니고. 그래서 실제로 할 때는 선배 간호사가 여러 번 시범을 보여주고 주로 보통 2명이나 3명이서 같이 한다. 환자가 완전 무의식이거나 이럴 때는 여러 명이서 환자 몸을 잡아야 되니까”라며 “그렇게(관장 실습)까지 해서 배워야 될 정도로 어려운 기술도 당연히 아니다. 의료 행위 빈도수로 치면 관장보다 더 자주하는 것도 있는데, CT나 MRI도 MRI 관 안이 얼마나 무서운지 들어가 봐라. 이렇게 하지는 않지 않나”라고 비판했다.
‘21세기에 이런 싫은 걸 억지로 참아가면서 왜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는 “그 간호대뿐만 아니라 의대나 치대도 마찬가지일 텐데 대학교라고는 하지만 시간표가 짜여서 나온다. 대부분이 반드시 이수해야 되는 수업이어서 그 수업을 다른 교수님 것으로 들을 수 있는 경우가 없다”라며 “그래서 분위기 자체가 제비뽑기로 뽑혔는데 ‘나 싫어’ 이러면서 안 할 수가 있는 분위기가 아닌 거다. 나는 그냥 참고 하려고 했는데 내 파트너가 안 한다는 이유로 같이 찍힐 수 있으니까 안 할 수가 없는 그런 분위기가 있는 거다”라고 답했다.
김은향 동아닷컴 기자 eunhy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