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포트홀 메우는 한 아버지의 슬픈 사연

phoebe@donga.com 2018-09-18 08:23
채소 판매업을 하는 다다라로 빌호르(Dadarao Bilhore‧48) 씨는 인도 뭄바이의 거리에서 포트홀(pothole)을 발견하는 즉시 모두 덮어버리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포트홀은 비가 온 후 도로 표면에 구멍이 생기거나 움푹 파이는 현상을 말합니다. 전 세계에서 포트홀 때문에 교통사고가 자주 발생해 심각한 문제로 대두하고 있습니다.

9월 14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 AFP에 따르면, 빌호르 씨는 움푹 파인 뭄바이 도로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것을 막으려고 이 같은 일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알고 보니 빌호르 씨 역시 포트홀 때문에 16살 된 아들을 잃었습니다.

아들 프라카시는 2015년 여름 장마철, 사촌과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가 갑자기 길 위의 깊은 구덩이를 만났습니다. 오토바이가 구덩이에 빠지자, 탑승했던 두 사람은 공중으로 튕겨져 나갔습니다. 오토바이 헬멧을 썼던 프라카시의 사촌은 가벼운 상처만 입었지만, 프라카시는 치명적인 뇌손상을 입고 말았습니다.

빌호르 씨는 “갑작스러운 죽음은 우리 삶에 큰 공백을 남겼어요. 저는 그를 기억하고 기리기 위해 이 일을 합니다”라며 “또한 다른 누구도 우리처럼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걸 원치 않아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건설현장에서 채취한 모래와 자갈을 이용해 585개의 포트홀을 메웠지만, 혼자 다 한 것은 아닙니다. 그의 이야기에 감동한 자원봉사자들이 나서서 함께 채웠다고 합니다.

빌호르 씨의 사연이 알려지자 일부 단체는 그에게 ‘선행상’을 주었습니다. 그에게 인도에서 존경받는 남성을 지칭하는 애칭인 ‘포톨 다다’라는 별명도 생겼습니다.

“이 일은 저에게 고통을 극복하는 힘을 주었고, 저는 가는 곳마다 프라카시가 저와 함께 서 있다는 걸 느낍니다. 내가 살아서 걸을 수 있는 한, 나는 포트홀을 모두 제거할 것입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작년 한 해에만 포트홀로 하루 평균 10명의 목숨을 앗아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름 장마철 폭우로 2만7000개 이상의 포트홀이 생겼다고 뭄바이포트홀 닷컴은 전했습니다.

한 시민운동가는 사정이 이런데 인도 정부가 뒷짐을 지고 있다며 “정부는 책임을 지고 더 나은 인프라를 만들어야 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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