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마지막 주 경북 영덕에 다녀왔다. 하필이면 올해 들어 가장 더운 날, 가장 더운 시간에 영덕에 도착했다. 영덕은 여름 기온이 높기로 따지면 대구, 영천, 밀양에 전혀 밀리지 않는 지역이다. 자동차 계기판에 표시된 외부 온도가 섭씨 34도인 데다 네댓 시간 동안 차창으로 쏟아지는 해를 받은 터라 몸에서 후끈후끈 열기가 느껴졌다. 배는 고프지만 입맛이 없었기에 눈앞에 뭘 가져다 놓아도 시큰둥할 것 같은 나에게 영덕에 사는 친구는 물회를 내놓았다.
물회는 어부들이 배에서 썰어 먹던 잡어 회에서 시작됐다. 그릇도, 반찬도, 조리도구도 마땅치 않은 배에서 생선을 손질해 양념장에 쓱쓱 비벼 먹고, 목마름을 해소하려고 물을 부은 뒤 찬밥을 말아 시원하게 한 그릇 뚝딱 비웠다. 배에서 먹으면 단출하지만 든든한 한 끼가 되고, 항구에서 먹으면 해장이 따로 필요 없는 술안주가 되는 것이 물회다.
물회에 들어가는 해산물은 지역에 따라 가지각색이다. 주로 낚시로 잡는 자연산 잡어를 많이 쓴다. 생선으로는 농어, 숭어, 방어, 광어, 우럭, 돔, 쥐치, 고랑치, 전복치, 놀래미, 쏨뱅이, 가자미, 볼락, 달갱이(성대), 삼식이 등을 넣는다. 해물은 소라, 멍게, 해삼, 성게, 전복, 굴, 오징어, 한치를 쓰고 미역을 비롯한 해조류도 넣는다. 제주에서는 자리돔물회가 유명하다. 양념도 집집마다 조금씩 다른데 새콤 달콤 매콤하게 고춧가루나 고추장 양념을 쓰는 곳이 많다. 독특하게 김치와 김칫국물을 넣거나 된장을 풀어 맛을 내기도 한다.
물회는 어부들이 배에서 썰어 먹던 잡어 회에서 시작됐다. 그릇도, 반찬도, 조리도구도 마땅치 않은 배에서 생선을 손질해 양념장에 쓱쓱 비벼 먹고, 목마름을 해소하려고 물을 부은 뒤 찬밥을 말아 시원하게 한 그릇 뚝딱 비웠다. 배에서 먹으면 단출하지만 든든한 한 끼가 되고, 항구에서 먹으면 해장이 따로 필요 없는 술안주가 되는 것이 물회다.
물회에 들어가는 해산물은 지역에 따라 가지각색이다. 주로 낚시로 잡는 자연산 잡어를 많이 쓴다. 생선으로는 농어, 숭어, 방어, 광어, 우럭, 돔, 쥐치, 고랑치, 전복치, 놀래미, 쏨뱅이, 가자미, 볼락, 달갱이(성대), 삼식이 등을 넣는다. 해물은 소라, 멍게, 해삼, 성게, 전복, 굴, 오징어, 한치를 쓰고 미역을 비롯한 해조류도 넣는다. 제주에서는 자리돔물회가 유명하다. 양념도 집집마다 조금씩 다른데 새콤 달콤 매콤하게 고춧가루나 고추장 양념을 쓰는 곳이 많다. 독특하게 김치와 김칫국물을 넣거나 된장을 풀어 맛을 내기도 한다.
물회 하면 살얼음이 낀 빨간 양념 육수를 그득하게 부어 내는 것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물회는 처음부터 국물을 부어 먹기보다 단계별로 즐겨야 더 맛있다. 개인적으로는 여러 해산물이 들어간 것보다 흰 살 잡어 위주의 물회가 좋다. 식감의 어울림도 중요한데 너무 단단해 애써 따로 씹어야 하는 재료는 시원하게 훌훌 먹기가 힘들다. 해물 위주의 물회도 마찬가지다. 전복이면 전복, 성게면 성게, 한치면 한치 식으로 주인공이 부각되는 물회가 매력 있다.
처음부터 육수에 말아 먹지 않는 물회는 물기를 잘 제거해야 한다. 물기가 흥건하면 미끈대고 물기를 너무 빼면 부드러움이 사라진다. 가늘게 채 썬 오이, 배, 당근, 양파와 송송 썬 파 등을 뽀얀 회와 함께 큰 그릇에 소복하게 담아 낸다. 다진 마늘, 깨소금, 참기름, 설탕 등 밑간은 돼 있다. 입맛에 맞게 양념장을 넣어 비빈다. 쫄깃하고 아삭하게 씹히는 여러 맛과 향을 즐기며 상큼한 비빔회로 즐긴다.
그다음 차가운 맹물을 자박하게 붓는다. 잘 섞어 냉국처럼 시원하게 건더기를 건져 먹는다. 가늘게 썬 재료들이 마치 냉면 가닥처럼 목을 가득 메우며 기분 좋게 넘어간다. 마지막으로 물을 흥건하게 붓고 양념장을 더 넣은 다음 밥이나 국수를 말아 뭉치지 않게 정성껏 풀어 국물과 함께 훌훌 떠먹는다.
여름날 물회 한 그릇을 정신없이 비우고 나면 등줄기에 빠작빠작 땀이 밴다. 오묘한 이열치열이다.
주간동아 2018.06.13 1142호 (p77~77)
| 푸드칼럼니스트 mingaemi@gmail.com
처음부터 육수에 말아 먹지 않는 물회는 물기를 잘 제거해야 한다. 물기가 흥건하면 미끈대고 물기를 너무 빼면 부드러움이 사라진다. 가늘게 채 썬 오이, 배, 당근, 양파와 송송 썬 파 등을 뽀얀 회와 함께 큰 그릇에 소복하게 담아 낸다. 다진 마늘, 깨소금, 참기름, 설탕 등 밑간은 돼 있다. 입맛에 맞게 양념장을 넣어 비빈다. 쫄깃하고 아삭하게 씹히는 여러 맛과 향을 즐기며 상큼한 비빔회로 즐긴다.
그다음 차가운 맹물을 자박하게 붓는다. 잘 섞어 냉국처럼 시원하게 건더기를 건져 먹는다. 가늘게 썬 재료들이 마치 냉면 가닥처럼 목을 가득 메우며 기분 좋게 넘어간다. 마지막으로 물을 흥건하게 붓고 양념장을 더 넣은 다음 밥이나 국수를 말아 뭉치지 않게 정성껏 풀어 국물과 함께 훌훌 떠먹는다.
여름날 물회 한 그릇을 정신없이 비우고 나면 등줄기에 빠작빠작 땀이 밴다. 오묘한 이열치열이다.
주간동아 2018.06.13 1142호 (p7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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