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대 카레이싱 대회 F1 “이제 레이싱 모델 안 쓴다”

celsetta@donga.com 2018-02-01 17:09
세계 최대 규모와 명성을 자랑하는 포뮬러 원(Formula 1·F1)이 2018년 3월 호주 멜버른에서 열릴 챔피언십 경기부터 그리드 걸(Grid girl·레이싱 모델)을 세우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1월 31일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F1측은 “그리드 걸은 현대 사회에 맞지 않는 개념이다”라고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그리드 걸은 경기 때 선수 이름이 적인 명패를 들고 함께 사진을 찍거나 커다란 우산을 들고 출발선 근처에 서 있는 등 홍보활동을 담당하는 모델을 의미합니다. 그리드 걸은 레이싱 대회를 상징하는 대표적 이미지 중 하나이기도 하지만 여성을 눈요깃거리로 삼는 성차별적 관행이라는 비판도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F1 상무이사 션 브래치(Sean Bratches)는 “지난 해부터 꾸준히 논의한 결과 자동차 경주라는 멋진 스포츠에 대한 인식을 더 좋게 만들기 위해 몇 가지 개선해야 할 점들이 있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그리드 걸을 고용하는 관행이 수십 년 동안 포뮬러 원 그랑프리의 전통으로 자리잡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리드걸 관행은 더 이상 우리 브랜드 가치에도 부합하지 않을뿐더러 현대 사회적 규범과도 어울리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여성단체 ‘우먼스 스포츠 트러스트(Women’s Sport Trust)’등은 “F1의 결정을 환영한다. 레이싱뿐만 아니라 다른 종목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나타나길 기대한다”며 지지를 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