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세 딸, 학업 스트레스로 거식증 걸려” 엄마의 호소

celsetta@donga.com 2018-01-29 17:35
사진=HotSpot Media / Mirror
열한 살밖에 안 된 딸 그레이스(Grace Harris)가 거식증 진단을 받았을 때 엄마 아만다(Amanda Harris·45)씨는 온 몸에 힘이 쭉 빠졌습니다. 그레이스는 거식증 진단을 받기 전까지 아주 건강했고 학교에서는 운동 잘 하는 아이로 소문이 자자했습니다.

밝고 명랑하던 그레이스가 변하기 시작한 것은 2013년 12월 무렵부터였습니다. 아이는 학교 수업 진도에 따라가는 데 부담을 느꼈고 영어 시험에서 낙제점을 받기도 했습니다. 우울해 하던 그레이스는 좋아하던 음식이나 초콜릿도 입에 대지 않게 됐습니다.

점점 말라 가는 딸을 보며 엄마 아만다 씨는 걱정이 되어 진지하게 말도 걸어 봤지만 그레이스는 “제가 알아서 할게요”라는 말만 반복했습니다. 그러나 아이는 계속 야위어 갔고 2014년 5월에는 체중이 27kg까지 떨어졌습니다. 손목과 팔뚝 굵기가 거의 비슷할 정도였습니다.

보다 못한 아만다 씨는 아이와 함께 섭식장애 상담을 받으러 갔고, 아이는 8일간 병원 입원 치료를 받았습니다. 입원 도중에도 그레이스는 소리를 지르거나 물건을 집어 던지는 등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며 음식을 거부했습니다.

아만다 씨는 미러(Mirror)에 “당시 상황은 그야말로 절망적이었습니다. 온 가족이 그레이스 때문에 일상생활을 제대로 못 할 정도였어요”라고 털어놓았습니다. 그레이스의 오빠는 동생 때문에 걱정하다가 중요한 시험에서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사진=HotSpot Media / Mirror
다행히 병원 치료를 마친 그레이스는 천천히 안정을 찾았고 음식을 거부하는 일도 줄어들었습니다. 이제 열다섯 살이 된 아이는 거식증과 싸우는 동안 뒤처진 수업 진도를 따라잡고 상급학교 진학을 준비하기 위해 꾸준히 공부 중이지만, 아만다 씨는 늘 아이에게 “시험 결과는 중요하지 않단다”라며 안심시키고 있습니다.

아만다 씨는 “열한 살밖에 안 된 어린이가 공부 스트레스 때문에 식사를 거부한다는 건 교육 시스템의 문제입니다”라며 “어린 아이들은 시험 없는 학교에서 즐겁게 놀며 자율적으로 공부해야 합니다. 어린 시절에는 공부를 잘 하는 것보다 잘 노는 게 우선입니다”라며 아이들의 학업 스트레스 문제 해결에 부모들이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당신을 위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