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장 울음바다 만들어 버린 70대 노모의 유서

kimgaong@donga.com 2017-12-28 15:42
사진=뉴시스 (유족 제공)
12월 중순 세상을 떠난 한 노인의 유서가 많은 이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었습니다.

나모 씨(78)는 1년간 난소암으로 투병 생활을 했습니다. 그러다 암 말기 진단을 받고 호스피스 병원으로 옮겨졌는데요. 이때 3남 1녀 자식들에게 “자네들이 내 자식이었음을 고마웠네”라는 제목의 유서를 작성했다고 합니다.

나 씨는 “자네들이 나를 돌보아줌이 고마웠네. 자네들이 세상에 태어나 나를 어미라 불러주고 젖 물려 배부르면 나를 바라본 눈길에 참 행복했다네”라며 자식들의 어린 시절을 추억했습니다. 

나 씨는 40대 초반에 남편을 여의고 네 남매를 홀로 키웠습니다. 유서에는 “지아비 잃어 세상 무너져 험한 세상 속을 버틸 수 있게 해줌도 자네들이었네”라면서 자식들 덕분에 열심히, 잘 살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다음 자식들을 한 명씩 부르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딸아이야 맏며느리, 맏딸 노릇 버거웠지? 큰 애야 맏이 노릇하느라 힘들었지? 둘째야 일찍 어미 곁 떠나 홀로 서느라 힘들었지? 막내야 어미젖이 시원치 않음에도 공부하느라 힘들었지?”라는 내용입니다. 

그러면서 “고맙다. 사랑한다. 그리고 다음에 만나자. 2017년 12월 엄마가”라며 유서를 마무리했습니다. 

지난 12월 19일 장례식장에선 어머니의 유서가 공개됐습니다. 단 14줄이었지만 어머니의 사랑이 고스란히 전해졌습니다. 

장례식에 참석한 지인은 “자녀들이 유서를 읽는 동안, 여기저기서 흐느끼는 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어머니의 한없는 자식 사랑, 희생적인 삶에 가슴이 미어졌다”고 뉴시스에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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