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택시운전사, 중국에서는 상영불가…왜?

celsetta@donga.com 2017-10-10 14:38
사진=영화 ‘택시운전사’
지난 8월 2일 개봉해 천만 관객을 돌파한 장훈 감독의 ‘택시운전사’는 영화평론사이트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94%를 기록하며 해외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택시운전사는 제 90회 아카데미 시상식 외국어 영화 부문에 한국 대표로 출품되며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전 세계 각국이 칭찬하는 영화지만 ‘택시운전사’를 상영 금지시킨 나라가 있습니다. 바로 중국입니다. ‘택시운전사’는 중국 영화사이트 더우반에서도 평점 9.1로 호평받았으나 10월 3일 돌연 모든 관련정보가 일제히 중국 인터넷에서 사라졌습니다.

중국 정부 당국은 관련영상은 물론 관람후기, 영화정보, 광주민주화운동 등 ‘택시운전사’에 대한 정보열람을 전면 금지했습니다. 당국의 이 같은 조치는 오는 10월 18일 개막하는 중국공산당 19차 당대회를 앞둔 여론통제의 일환으로 풀이됩니다. ‘택시운전사’의 시대적 배경인 광주 민주화운동이 톈안먼(천안문) 사건을 연상시키기 때문입니다.

톈안먼 사건은 1989년 6월 4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며 시위하던 학생과 시민들을 정부가 계엄군을 동원해 강제 해산시킨 사건입니다. 당시 계엄군은 탱크와 장갑차를 동원해 시민들을 향해 발포했습니다. 중국 공안부가 1990년 공식 발표한 바에 따르면 톈안먼 사건 당시 시위 참여자 100만 여 명 가운데 민간인 875명이 숨지고 1만 4550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군인은 56명이 사망, 7,525명이 부상당했다고 합니다.

중국 정부는 여전히 ‘톈안먼 사건은 불순세력이 시민을 선동해 벌인 국가전복시도’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며 중국 인터넷에서는 톈안먼 사건에 대한 정보가 전부 검열·삭제돼 있습니다.

차이나 디지털 타임스 소속 풍자만화가 바우디카오(巴丢草·Badiucao)는 10월 4일 자신의 트위터에 ‘택시운전사’에서 영감 받은 일러스트를 올리며 “한국의 멋진 영화 ‘택시운전사’를 바탕으로 한 그림이다. 이 영화는 민주화 운동과 학살에 관한 내용이며 톈안먼 사건(八九六四·톈안먼 사건이 발생한 89년 6월 4일(8964)을 의미)을 떠올리게 한다”고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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