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유치원, 지원금은 더받고 감사는 안 받겠다…구린게 있나?

phoebe@donga.com 2017-09-20 16:07
동아일보 DB
엄마들의 정치 참여를 도모하는 비영리단체 ‘정치하는엄마들’이 사립유치원의 운영 관련해 재정 비리 의혹을 제기했다.

‘정치하는엄마들’ 장하나 공동대표(전 국회의원)와 소속 회원 김신애 씨는 사립유치원 문제와 관련해 지난 19일 오후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날 김신애 씨는 “(사립유치원 측이) 왜 회계 감사에 대해서 반대하는지, 뭔가 구린 부분이 있는 게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된다”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현행 사립유치원 회계는 설립자 또는 원장 개인이 알아서 하는 구조였다. 그러나 지난 1일부터 시행된 ‘사학기관 재무회계규칙’에 따라 정부지원금을 받는 사학기관은 재무장부 전체에 대해 감사를 받는다.

이에 사립유치원들은 작은 기관인 유치원에 엄정한 규칙을 적용하는 것은 사유재산권 침해 여지가 있다며 반발했다. 사립유치원이 휴업을 하려한 진짜 배경이 이와 관련이 있을 거라는 의심.

김 씨는 “다섯 살 유치원생 아들을 둔 친구인데 (사립유치원에서) 재료비 8만원이라는 명목으로 매달 걷어간다더라”며 “받은 재료가 없는데 왜 재료가 되냐고 알아봤더니 작년에는 차명계좌도 이용했었던 유치원이었고 또 파고 팠더니 유치원 원장님 자격증을 자격 없는 사람이 돈 주고 사서 대리로 하는 그런 비리들이 굉장히 많았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재정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회계 감사가 나라 지원금을 받는 부분 아니냐. 한 국민으로서 세금에 대해 잘 쓰이는지 국민으로서도 감시와 그렇게 할 책임이 있다”며 “하물며 내 아이가 다니는 유치원에 들어가는 세금과 지원금을 엄마가 어떻게 쓰이는지 궁금한데 왜 회계 감사에 대해서 반대를 하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장 공동대표는 “올해 2월에 정부합동부패척결추진단이라는 데서 대대적으로 대규모 유치원, 어린이집 감사를 했다”며 “유치원 55곳 중 54곳이 적발 됐는데 거기에서 부당집행된 것만 200억이었고 노래방 유흥주점 간 것 등 유용하는 방법도 낯 뜨거운 내용들이었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합동부패척결추진단은 지난 2월 유치원·어린이집 95곳을 대상으로 회계집행 및 급식·위생 등에 대한 점검을 실시한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54곳 유치원에서 위반사항 398건·부당 사용금액 182억, 37곳 어린이집에서 위반사항 211건·부당 사용금액 23억이 적발됐다.

부당 사용금액 중 135억은 사적 선물구입, 친인척 국외 여행경비, 노래방·유흥주점 등에서 개인 쌈짓돈처럼 사용됐다.

장 공동대표는 사립유치원 측의 태도도 비판했다. “지원금을 늘려달라는 부분과 감사하지 말아달라는 되게 이율배반적인 두 가지를 동시에 주장했다”며 “아닌 척하는 것도 아니고 에둘러 말하지도 않고 어떻게 노골적일까 이런 생각을 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둘 중에 하나라도 안 했으면 모르겠는데 ‘지원금은 국민 세금으로 더 달라’ 그런데 ‘사유재산권을 침해한다면서 회계 감사는 하지 말라’ 등 되게 노골적인 주장들을 했다”며 “선생님들이 교육자이면서 동시에 사업가여야 하는데 그냥 아주 사업가가 아닌가 하는 그런 것들이 우리 공분을 일으킨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장 공동대표는 “이번 집단휴업 과정에서 불신, 의혹 같은 것들이 사실 너무 표면화 돼버렸다”며 “지금 이 변화와 전환을 받아들이고 적응하면 계속 우리 동네 원장님으로 같이 살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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