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도 못하는 게 감히 내 딸과…” 상처받은 日 남학생, 극단적 선택

celsetta@donga.com 2017-07-26 11:12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전 여자친구 어머니로부터 모욕적 문자를 받은 일본 남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의 법정공방이 최근 마무리됐습니다. 7월 19일 아사히신문 보도에 따르면 사이타마현 지방법원은 같은 날 여학생 어머니에게 “남학생 유족에 위자료 등 총 440만 엔(약 4400만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지난 2012년 사이타마 현내 중학교에 다니던 남학생 A군(당시 15세)은 같은 학교 여학생 B양과 사귀고 있었습니다. 중학교 3학년이던 두 학생은 각각 다른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됐습니다. B양 어머니는 A군이 대학 합격률이 낮은 고등학교로 진학한다는 소식을 듣고 “좋은 고등학교에 갈 우리 딸과 수준이 안 맞는다”며 교제를 반대했습니다. B양 어머니의 극심한 반대 때문에 결국 두 사람은 헤어졌습니다.

헤어진 지 얼마 안 된 11월경 A군은 B양 어머니로부터 문자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변변치 못한 게 주제도 모르고“, “B는 학력이 비슷한 남학생과 사귀게 할 것”, “네가 소중한 딸아이를 상처 입혔다”, “딸은 고등학교에서 괜찮은 남자애를 만나서 잘 되고 있는 것 같으니 이제 두 번 다시 B 앞에 나타나지 마라. 애초에 너 같은 애가 우리 딸과 사귀려 했다는 것 자체가 말도 안 되는 일”등 모욕적인 말뿐이었습니다.

문자를 보고 마음을 크게 다친 A군은 얼마 뒤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말았습니다. A군 가족은 B양 어머니의 인격모독적 문자 때문에 아들이 자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몇 년 간의 공방 끝에 법원은 A군 유가족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사이타마 지방법원은 “B양 어머니가 보낸 메시지에 자살을 직접적으로 부추기는 말은 없었지만 A군의 인격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유가족에게 위자료 등으로 440만 엔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