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배구대표팀 선수들이 13일 일본 지바현에서 열린 프랑스와 VNL 4주차 최종전에 앞서 애국가를 제창하고 있다. 사진출처|VNL 홈페이지
페르난도 모랄레스 감독(푸에르토리코)이 이끄는 대표팀의 이번 대회 목표는 잔류였다. 18개국 중 최하위가 자동 강등되는 이번 대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최소 2승 이상이 필요했지만, 대표팀은 1승11패(승점 5)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최하위에 그쳤다.
대표팀은 지난달 18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2주차 첫 경기 캐나다전(세트스코어 3-2 )만 승리했을 뿐, 나머지 경기는 무기력했다. 결국 잔류의 최종 희망은 다른 팀 결과에 맡겨졌다. 대표팀은 이달 13일 프랑스와의 최종전에서 0-3으로 완패했고, 14일 태국과 캐나다의 맞대결 결과에 따라 잔류 여부가 결정되는 처지가 됐다. 당시 한국은 태국과 같은 승점 5였기에 한국이 잔류하려면 태국이 승점을 단 1도 얻지 못해야 했다.
하지만 태국이 캐나다에 세트스코어 2-3으로 패하며 승점 1을 추가해 승점 6으로 한국을 밀어내고 17위로 올라서 극적으로 잔류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 다음 시즌 VNL 출전권을 잃었다.
2020도쿄올림픽 4강 신화 이후 대표팀은 내리막을 걷고 있다. 2022·2023 VNL 전패, 2024파리올림픽 본선 탈락, 그리고 VNL 강등까지 당했다. 김연경(은퇴), 양효진(현대건설) 등 베테랑들이 은퇴한 뒤 확실한 해결사는 보이지 않고, 수비 조직력도 세계 수준과 한참 멀었다.
이 가운데 일본과 태국 등 주변국들의 기량은 나날이 발전해 그들과 희비쌍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실을 직시하고 문제점 분석과 대체자 발굴 등 다시 원점에서 시작해야 할 때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 여자배구의 어둠은 시작에 불과할 수 있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