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인천 강화군 고인돌 스타디움에서는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이하 ‘골때녀’) 현장 공개에 이어 제3회 슈챌리그 미디어데이가 진행됐다.
이날 배성재 아나운서가 진행을 맡은 가운데 미디어데이에는 ‘골때녀’ 출연진 송해나(구척장신), 김승혜(개벤져스), 사오리(월드클라쓰), 공민지(탑걸), 김가영(원더우먼), 심으뜸(스트리밍파이터), 황희정(국대패밀리), 서기(발라드림)와 슈퍼리그 감독 김병지, 이을용, 이영표, 오범석 그리고 박성훈 CP와 김화정 PD가 참석했다.
FC 구척장신을 이끄는 오범석 감독은 “예능이라고는 하는데 나에게는 다큐멘터리 같은 프로그램”이라며 “선수들과 열심히 훈련하면서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더 재밌는 축구를 할 수 있도록 내가 노력하겠다”고 남다른 각오를 밝혔다.
FC 월드클라쓰와 함께하는 이을용 감독은 “다시 새로운 지도자 공부가 되는 것 같다. 처음으로 여자분들을 지도해보니까 남자들보다는 여자분들에게 너무 많이 손이 간다는 것을 느꼈다”며 “나도 많이 공부하게 됐다. 이번 시즌 잘 이끌어서 우승해보고 싶다. 우리 선수들 잘 지도해서 시청자들에게 좋은 경기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에 배성재가 “손이 간다는 건 혹시 ‘을용타’를 말하는 거냐”라고 물었다. ‘을용타’는 이을용 감독이 선수 시절 자신에게 과도하게 태클을 건 상대팀 선수의 뒤통수를 손바닥으로 때려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 당한 명장면을 일컫는 레전드 용어다.
이을용 감독은 “한 번씩 욱할 때가 있다”고 너스레를 떨면서 “남자 선수들은 어릴 때부터 축구를 해서 기본기가 잘 닦여져 있는데 ‘골때녀’ 선수들은 기초적인 면에서 볼을 다룰 때 서툴다. 어느 부위로 볼을 잡아야 하는지 알려줘야 하고 남자들보다 파워면에서도 떨어지다 보니까 그 부분도 가르쳐주고 있다. 전술적으로도 예전에는 ‘도떼기시장’처럼 몰려다녔지만 이제는 지도자가 하나하나씩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포지션을 잡아주고 있다. 남자들은 말로 하면 움직이는데 여자분들은 그렇지 않아서 기술적으로 알려줄 때 ‘손이 많이 간다’고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 감독들은 각자 전술을 살짝 귀띔하기도 했다. 먼저 오범석 감독은 “전방압박을 할 생각”이라며 “‘닥공 축구’를 하고 싶다. 우승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이영표 감독은 “‘골때녀’는 서로 어떻게 이기고 지는지 알기 때문에 전술을 한두 번 사용하면 서로 바로 간파하고 대처해 사실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면서 “축구를 잘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내가 잘하는 방법이고 하나는 남이 못하게 하는 방법이 있다. 나보다 강하다면 남을 못하게 하면 된다. 내가 ‘최초 10승’ 감독인데 잘해서라기보다는 남을 못하게 해서 된 것”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을용 감독은 “지난해 4위를 했는데 우리 팀의 부족한 점을 개인적으로 파악했다. 올해 시즌에는 상대보다 체력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전방압박을 통해서 상대팀이 실수했을 때 뺏어서 공격으로 전환하려 한다”며 “‘수비가 곧 압박’이라고 생각한다”고 진지한 모습을 보였다. 김병지 감독은 “먼저 공을 가진 사람이 비어있는 곳을 만들어서 플레이하는 것을 주문하고 있다. 축구를 재밌고 즐겁게 하려면 축구의 이해도를 높이는 게 중요하다. 선수들의 축구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려 한다”고 말했다.
지난 2021년 방송을 시작해 어느덧 시즌4에 접어들면서 더욱 큰 규모로 제3회 슈챌리그(슈퍼리그+챌린지리그)를 맞은 ‘골때녀’. 이번 시즌4에서는 이전 시즌 상위 1~4위를 기록한 FC 탑걸, FC 구척장신, FC 액셔니스타, FC 월드클라쓰와 챌린지리그 1위를 기록해 승격한 FC 불나방, 승강 PO 경기에서 승리하며 승격한 FC 개벤져스까지 6개 팀이 슈퍼리그에 참가한다.
축구에 진심인 여성들이 모인 ‘골(Goal) 때리는 그녀들’은 매주 수요일 밤 9시 SBS에서 방송된다.
강화(인천)|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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