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10일) 방송된 KBS 2TV 휴먼 예능 ‘TV는 사랑을 싣고’에는 53년 차 가수 김국환이 출연했다.
MC 김원희와 현주엽은 1992년 40대 중반의 나이에 히트곡 ‘타타타’로 문화 대통령 서태지와 발라드의 황제 신승훈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각종 가요 순위 프로그램을 휩쓸었던 김국환을 반갑게 맞이했다.
김국환은 과거 어머니처럼 9년간 보살펴 준 하숙집 아주머니를 찾고 싶다고 했고 결혼 후 40여 년 동안 만나지 못했지만 근처를 지날 때마다 생각난다며 그리움을 전했다.
‘타타타’는 ‘킬리만자로의 표범’, ‘사랑의 미로’, ‘립스틱 짙게 바르고’ 등 당대 최고의 히트곡들을 만든 김희갑의 작품으로 레코드 회사 사장의 소개로 만나 오디션에 합격, 그의 악단에서 노래를 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김국환은 대한민국 최고인 김희갑 악단 멤버로 7~8년 동안 안정적인 생활을 이어갔지만 방송 출연에 대한 욕심과 다른 레코드 회사의 유혹에 악단을 나왔다가 고생이 시작됐다.
이후 힘들게 지내던 김국환은 15년 만에 김희갑을 다시 만나 운명의 곡 ‘타타타’를 받았다고. ‘타타타’는 발표 당시 인기를 끌지 못했지만 국민드라마 ‘사랑이 뭐길래’를 통해 소개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고 덕분에 그는 인생 역전을 이뤘다. 김국환은 ‘타타타’의 노랫말이 고생하던 시절 자신의 주제가 같았다고 했고, “노래 한 곡에 제 인생이 담겨있어요”라며 곡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지금도 아주머니가 빨래하던 모습, 따뜻한 안방 아랫목에서 잠들었던 일, 아주머니에게 투정 부렸던 일 등이 선명하게 떠오른다면서 “진짜 보고 싶습니다”라 말했다.
자신의 성공을 보지 못하고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안타까움도 드러냈다. ‘타타타’를 녹음하고 새벽에 귀가하던 김국환은 환하게 불이 켜진 집안에 의아해했다고. 아내는 아버지의 죽음을 알렸고 심근경색으로 인한 갑작스러운 사망에 가슴이 무너졌다고 했다. 이후 그는 자신의 전성기를 보신 어머니에게 “나중에 돌아가시면 아버지한테 막내아들 성공했다고 전해 줘”라 했다고 밝혀 듣는 이들을 가슴 아프게 했다.
이후 일행은 최종 장소로 이동하며 추적 과정을 영상으로 지켜봤다. 하숙집이 있던 신당동 일대를 다니던 추적실장 서태훈은 하숙집 아주머니의 딸이 다닌 초등학교의 총동창회 관계자를 만났고 그를 통해 아주머니의 조카를 만날 수 있었다. 조카는 가족들이 외국으로 이민을 갔고 아주머니의 큰딸만 용인에 살고 있다.
김국환은 그녀를 반갑게 맞으며 아주머니에 대해 물었다. 큰딸은 “조금만 일찍 만났으면 좋았을텐데”라며 6개월 전에 돌아가셨다고 했다. 순간 김국환은 말을 잃었고 이어 “내가 나쁜 놈이지”라며 안타까워했다. 큰딸은 김국환이 TV에 나올 때마다 아주머니가 좋아했고 보고 싶어했다고 말했다.
김국환은 큰딸을 따라 아주머니를 모신 곳을 찾아 40여 년 만에 절을 올렸고, “제가 좀 일찍 왔어야 하는데 죄송합니다”라며 미안함을 전했다. 이후 MC들과 함께 자리를 옮긴 곳에서는 김국환과 같이 하숙을 했었던 큰딸의 남편이 등장했고 김국환은 놀라면서도 반가워했다. 세 사람은 사진을 보며 함께 추억을 나눴고 아주머니를 통해 맺어진 인연을 소중하게 이어 나가겠다고 해 훈훈함을 안겼다.
스타들의 가슴 속에 품고 있던 소중한 추억 속의 주인공을 단서를 통해 찾아가는 추리와 추적 과정이 더욱 흥미로워지고 생애 가장 특별한 재회의 감동이 배가된 KBS 2TV ‘TV는 사랑을 싣고’는 매주 수요일 저녁 8시 30분에 방송된다.
사진제공 : KBS <TV는 사랑을 싣고> 방송 화면 캡처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