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방송된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에는 40만 명의 구독자를 지닌 유튜버 덕자가 출연했다.
덕자는 “발음이 좋지 않다. 혀가 짧아서”라며 “수술도 해봤지만, 혀가 기본적으로 짧다. 발음도 너무 안 좋고 이러니까 사람들이 바보로 안다. 그래서 삶이 힘들다”고 말했다.
BJ를 시작하게 된 계기도 밝혔다. 과거 회사원이었다는 덕자는 “거의 왕따 당했다. 화장실에서 김밥 먹고 그랬다”며 “회사 그만두고 트라우마가 생겨서 취업을 못 하겠더라. 집에서 혼자 술만 마시다가 너무 외로워서 술친구가 필요했다. 그래서 술친구 구하려는 느낌으로 (인터넷 방송을 시작했다), 1대 1 이런 느낌이었다. 처음에는 한 명이 봤다. 한 명이 두 명이 되고, 두 명이 세 명이 되고 이러면서 점점 늘었다”고 설명했다.
믿었던 사람들에게 연이어 상처를 받게 되니 급기야 ‘내가 주변 사람들을 나쁘게 만드나?’라는 생각까지 하게 됐다고. 덕자는 “내가 문제가 되는 것 같다. 착한 사람들도 내 주변에만 오면 제가 사기꾼으로 만드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서장훈은 “내가 보니까 덕자가 너무 착하고 사람들 얘기 웬만하면 다 들어주고 이러다 보니까 자꾸 사기를 당하는 것 같다”며 거절하는 방법을 일러줬다. 그러면서 “거절할 수 있는 그 용기도 굉장히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덕자의 고민은 따로 있었다. “발음 때문에 무시당하는 게 고민”이라는 것. 덕자는 “나는 돈 뺏기는 거 상관없다”고 말했고, 이수근은 자신의 일처럼 열을 내며 “안 돼. 그게 더 고민”이라고 말했다.
바보 같다는 오해와 달리, 실제 덕자의 IQ는 높은 편이었다. 서장훈은 “만만하게 볼 이유가 하나도 없는데 유튜브의 방송을 보고 혹은 네 사연을 듣고” 오해하는 것 같다고 말했고, 덕자는 “그러니까 사람들이 점점 더 불쌍하게 보는 것 같기도 하고, 너무 서운하다”고 속상한 마음을 내비쳤다. 최근에는 무시당하지 않기 위해 ‘도시 여자’ 콘셉트의 콘텐츠를 올리고 있다고. 덕자는 “이미지를 바꾸고 싶었다. 불쌍한 느낌의 이미지를”이라고 밝혔다.
서장훈은 “발음은 덕자 말고도 안 좋은 사람들 굉장히 많다. 그런데 내가 보니까 톤만 조금만 바꿔도 다를 것 같다. 왜냐면 10살 정도 남자 어린이 톤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조금 더 쉽고 만만하게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해맑음을 조금 빼면 그렇게까지 만만하게 안 볼 수도 있다”고 이야기했다.
덕자는 힘든 고민을 털어놓으면서도 끝까지 밝음을 잃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지나칠 정도로 공손함에 MC들은 그것부터 고치라고 덕자의 변화를 응원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