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련은 고등학생 시절 한 오페라 공연을 보고 배우의 꿈을 키운다. 그녀는 "(오페라에서) 감정 표출할 때 너무 좋지 않나. '어떤 배우가 되겠다'라는 생각은 전혀 한 적이 없는데, 오페라를 보면서 그걸 느꼈다"고 말한다. 그렇게 학교 연극부에 들어가고 국립극단에 입단해 배우의 꿈을 이루게 된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늘 배고팠던 배우의 삶에 백수련은 성우 시험을 보고 'MBC 성우 1기'로 입사하게 된다. 배우 나문희와 김영옥, 최선자 등 성우 동기들 사이에서 그녀는 짧은 머리에 바바리코트를 입으며 자타 공인 패셔니스타로 강한 개성을 드러냈다.
그렇게 성우로 활동하다 조금씩 활동 영역을 넓혀간 백수련은 농촌 드라마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의 안방마님과 배우 원빈이 출연한 영화 '아저씨'에서 개미굴 할머니 등 다양한 작품에서 개성 강한 연기를 보여주며 대체불가한 배우로 자리 잡게 된다.
백수련은 이를 이겨내기 위해 사업을 시작했지만 실패해 구치소 생활까지 하게 된다. 그녀는 "(구치소) 후유증이 엄청났다. (밖에) 나왔는데 몇 달은 구치소 마루로 보일 정도로 (정신이) 이상했다"며 아픈 기억을 떠올렸다. 이후에도 보증을 잘못 서 억대 빚까지 떠안게 되고, 빚이 아들에게까지 대물림돼 '엄마'라는 이름 앞에 죄인이 됐다며 가슴 아픈 사연을 고백한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