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이처럼 분위기가 가라앉은 건 발렌시아 구단 내부 사정 때문이다. 지난달 말 구단 고위층 간의 불화설이 큰 뉴스가 됐다. 구단주가 단장과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는 소식이 스페인 주요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다툼의 원인은 선수 영입 문제로 알려졌고, 단장의 퇴진이 유력해 보였다.
단장의 퇴장과 맞물린 게 감독 교체였다. 알레마니 단장과 마르셀리노 가르시아 토랄 감독은 실과 바늘의 관계다. 알레마니 단장이 2017~2018시즌을 앞두고 마르셀리노 감독을 데려온 까닭에 단장과 감독의 동반 퇴진이 점쳐졌다. 심지어 새로 영입될 감독이 조세 무리뉴(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라는 소식이 파다해지면서 이강인의 거취에도 변수가 생길 것으로 예상됐다. 이강인은 마르셀리노 감독 체제에서 제대로 기회를 얻지 못했다. 임대설이 난무했던 이유도 이강인이 마르셀리노 감독의 4-4-2 전술과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팀 내부의 불안정한 상황은 오래가지 않았다. 구단은 2일 싱가포르에서 수뇌부 회의를 갖고 갈등을 봉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에서 긍정적인 결론을 내면서 단장과 감독의 동반 퇴진도 없던 일이 됐다.
또다시 이강인의 거취에 변수가 생겼다. 그렇다면 이는 긍정적일까, 부정적일까. 발렌시아 지역지 수페르데포르테는 4일(한국시간) “이강인의 임대나 완전 이적과 관련된 협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면서도 “잔류할 옵션도 남아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싱가포르 수뇌부 회의를 통해 구단은 유스 시스템을 통해 성장한 재능 있는 어린 선수에 대한 강력한 책임감을 갖기로 했다. 즉, 유망주에 대한 관리를 철저하게 하겠다는 의미다. 이강인도 여기에 포함된다. 뉘앙스로 보면 구단은 이강인이 잔류와 함께 팀 내 경쟁을 통해 성장하기를 바라는 것으로 읽힌다. 결국 현재로선 임대보다는 잔류 쪽 가능성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잔류할 경우 구단 방침대로 지난 시즌보다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전망이다.
한편 이강인은 프리시즌 4경기 연속 출전했다. 그는 3일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과 친선경기에서 선발로 나서 45분간을 뛰었다. 팀은 1-2로 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