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는 등 시청자들의 많은 관심 속에 방송되고 있는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 오늘(9일)은 90년대 가요계를 주름잡았던 채리나의 이야기가 공개된다.
1995년 룰라 2집 ‘날개 잃은 천사’에 합류한 채리나는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당시 룰라 노래가 거리를 채워을 정도로 국민적 사랑을 받았다. 특히 노래만 나오면 전 국민을 춤추게 했던 룰라의 트레이드마크 ‘엉덩이 춤’은 룰라의 막내, 열다섯 채리나의 손끝에서 탄생했다. 데뷔 전 알아주는 춤꾼이었던 채리나의 재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는데. 춤 하나로 인기그룹 룰라의 멤버가 된 채리나는 활동을 거듭할수록 다양한 모습을 선보였다. 래퍼에서 시작했지만 5집 ‘연인’에서는 메인보컬을 맡으며 새로운 매력을 발산했다. 이후에는 ‘ 디바, 걸프렌즈’를 거치며 춤·랩·노래 삼박자를 고루 갖춘 실력파 가수로 자리매김했다.
채리나의 팬이었던 야구선수 박용근은 지인의 소개로 처음 만났다. 그저 누나‧동생 사이였던 두 사람이 연인으로 발전하게 된 계기는 한 사고였다. 지인을 만나러 갔던 박용근이 취객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중태에 빠진 것. 의료진이 박용근이 깨어날 확률은 기적에 가깝다고 얘기했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었다. 채리나는 언제 깨어날지 모르는 박용근 곁을 지키며 밤낮으로 간호했다. 식음을 전폐하고, 눈물로 기도했던 채리나 덕이었을까, 박용근은 간의 40%를 절제하는 큰 수술에도 불구하고 기적적으로 일어났고, 서로의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아는 두 사람은 상처를 보듬으며 연인이 되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