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성접대 의혹’ 승리 피의자 신분 전환, ‘버닝썬’ 나비효과

홍세영 기자 2019-03-10 20:11

‘성접대 의혹’ 승리 피의자 신분 전환, ‘버닝썬’ 나비효과

‘성 접대 의혹’을 받는 빅뱅 멤버 승리(29·본명 이승현)가 경찰에 정식 입건됐다. 피내사자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된 것이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0일 승리를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27일 피내사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해 약 8시간 30분에 걸친 조사받은 승리는 조만간 재소환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게 된다. 승리 외에도 모바일 메신저(카카오톡, 약칭 ‘카톡’) 대화 내용에 등장하는 3~4명도 입건돼 경찰 조사를 받는다. 경찰 측은 의혹 해소 차원에서 압수수색 영장을 받기 위해 승리를 피의자로 입건했다고 설명했다.

또 경찰은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클럽 아레나를 압수수색했다. 클럽 아레나는 승리의 성매매 알선과 거액의 탈세 의혹이 제기된 곳이다. 경찰은 수사관 20여 명을 동원해 압수수색을 펼쳐 관련된 자료와 CCTV 등을 확보했다.

경찰은 승리가 25일 입대 예정인 만큼 수사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조만간 승리를 피의자 신분으로 다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그런 가운데 지난 조사에서 경찰이 채취한 승리의 소변과 모발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보내졌고, 정밀 검사 결과 최종 ‘음성’ 판정이 나왔다.

이른바 ‘버닝썬 게이트’, ‘승리 게이트’로 불리는 이번 사건은 지난 1월 서울 강남의 유명 클럽인 ‘버닝썬’에서 벌어진 폭행 및 성추행을 둘러싼 진실공방에서 시작됐다. 이는 마약 의혹으로 번졌고, 이후 성 접대 의혹으로 커졌다.

특히 지난달 26일 SBS funE에서 승리 등이 나눈 대화 내용을 최초 보도하면서 관련 의혹이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당시 보도는 승리가 2015년 말 투자자들을 접대하기 클럽 아레나 직원 김 씨, 유리홀딩스 대표 유 씨 등과 나눈 모바일 메신저(카카오톡, 약칭 ‘카톡’) 대화 내용을 재구성한 것이다. ‘카톡’ 대화 내용에는 외국인 투자자 일행을 언급하면서 클럽에 메인 자리를 마련해 함께할 여자를 부르라는 지시 등이 담겨 있었다. 무엇보다 성 접대 또는 성매매를 의심할 만한 내용이 담겨 있어 충격과 파장은 컸다.

하지만 승리와 유리홀딩스는 루머라는 입장이다. 승리의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는 “해당 기사(최초 보도 기사)는 조작된 문자 메시지로 구성됐다. 사실이 아니다”며 “‘가짜 뉴스’를 비롯한 루머 확대 및 재생산 등 일체의 행위에 대해 법적으로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리홀딩스 역시 “최근 버닝썬 사건으로 시작해 유리홀딩스에 관한 기사들이 오르내렸다. 우선, 버닝썬 지분을 보유 중인 회사 중 하나로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 하지만 추측에 근거한 내용을 바탕으로 쓰인 의혹 기사로 더는 그냥 두고 볼 수 없어 당사는 의혹에 관한 사실에 대해 입장을 밝힌다. 이슈가 되고 있는 ‘카톡’ 내용은 전부 사실무근이다. 승리와 회사에 앙심을 품고 있는 누군가가 허위로 조작된 카톡 내용을 제보하고 있고 이는 확인 절차 없이 보도된 허위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외국인 주주가 회사에는 없을뿐더러 카톡 원본 캡처가 아닌 제보 내용을 바탕으로 이미지로 만들어낸 카톡 조작 기사를 보고, 더는 이 상황을 그대로 두고 볼 수 없어 유리홀딩스는 의혹에 관한 사실에 대해 입장을 전한다”며 “내용을 허위로 만들어 조작 제보하는 인물에 대해서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며 끝까지 법적으로 밝혀낼 것을 밝히는 바이다”라고 전했다.

그런데도 의혹이 커지자, 승리는 수사 촉구 탄원서를 제출하는 동시에 경찰 출석에 나서 진실 규명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27일 밤 실제로 경찰에 출석해 약 8시간 30분에 걸친 조사를 받은 승리는 “나와 관련한 모든 의혹에 대한 조사를 마쳤다”며 “각종 의혹과 논란에 많은 분이 화가 났다. 모든 의혹이 하루 빨리 해결되도록 최선을 다해 수사를 받겠다. 언제든지 다시 불러주면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진실 규명을 외치던 승리. 그러나 그의 주장과 달리 상황은 그에게 불리하게 흘러가고 있다. 승리 등이 조작됐다고 주장한 ‘카톡’ 메시지 원본이 등장하면서다. 경찰이 기자간담회를 통해 원본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국민권익위원회에서는 공익 제보자를 통해 해당 메시지 내용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경찰도 해당 메시지 일부를 확보했고, 승리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했다. 과연 버닝썬으로 촉발된 승리와 관련된 다양한 의혹은 어디서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의혹인 걸까. 앞으로 경찰 수사에 이목이 쏠린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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