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완장 넘겼지만 리더역할 충실
축구국가대표팀 미드필더 기성용(30·뉴캐슬)은 지난해부터 주장 완장을 손흥민(27·토트넘)에게 넘겨주고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있다. 하지만 아랍에미리트(UAE)에서 펼쳐지고 있는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그는 태극전사 후배들을 챙기는데 소홀함이 없다. 쓴 소리도 마다하지 않는다.
한국과 중국의 대회 조별리그 C조 최종전이 열린 16일(한국시간) 아부다비 알 나얀 스타디움. 허벅지 근육 부상에서 회복중인 기성용은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지만 다소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 가감 없이 이야기를 했다. 경기 막판 출전기회를 잡지 못한 이승우(21·베로나)가 몸을 풀다가 벤치로 돌아오면서 물통을 차고, 정강이 보호대를 던지는 볼썽사나운 장면을 연출했다. 기분 좋게 3연승을 거둔 대표팀에 자칫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행동이었다.
“잘 못 봤다”는 기성용은 이야기를 전해들은 뒤 “충분히 어떤 마음인지 이해는 된다. 경기에 못 나가서 아쉬움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잘한 행동은 아니지만 잘 타이르고 이야기를 해보겠다. 아직 어린 선수라서 그렇다”고 말했다. 취재진에게 이해를 구하면서도 이승우에게 할 말은 하겠다는 뜻이었다.
장면은 약간 다르지만 12일 벌어졌던 조별리그 2차전 키르기스스탄과의 경기에서는 기성용은 황희찬(23·함부르크)을 불러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기성용은 당시 “(황)희찬이가 골이 잘 터지지 않아 답답함을 느끼는 것 같다. 본인이 많이 아쉬워하는데 리오넬 메시가 아닌 이상 골을 못 넣는 날도 있는 법이다. 스트레스를 받아하는 것 같아서 그 부분에서 얘기를 좀 했다”고 설명했다.
아부다비(UAE)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