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계의 역사이자 전설이었던 배우 신성일은 우리의 곁을 떠나는 길에도 별처럼 빛났다.
지난해 6월 폐암 3기 판정을 받은 후 투병 생활을 하면서도 부산국제영화제 등을 통해서 활발한 활동을 예고했던 故 신성일. 마지막까지 오로지 영화만 생각하던 천생 배우였던 그는 지난 4일 오전 2시 30분 별세했다. 향년 81세.
고인의 장례식장은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장례는 영화인장(3일장)으로 거행됐다. 지상학 한국영화인총연합회 회장과 배우 안성기가 공동 장례위원장을 맡았다. 아내 엄앵란 등 가족과 친지들이 장례식장을 지킨 가운데 많은 영화계 동료들이 조문행렬에 동참했다. 최불암을 비롯해 이순재, 송해, 김수미, 임하룡, 선우용녀, 문성근, 박상원, 조인성, 정지영 감독, 이창동 감독,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등이 빈소를 찾았으며 김혜수, 송혜교, 송강호, 박중훈, 장동건, 고소영, 박찬욱 감독, 강제규 감독 그리고 이낙역 국무총리와 이명박 전 대통령 등이 근조화환을 보냈다.
그는 “선배님은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스타였습니다. 선배님은 배우가 되어 왕도 되어보고 영웅도 되어보고 만인의 연인으로 살아보셨으니 이 세상의 미련은 버리셔도 될 것 같습니다. 선배님 같은 은총과 축복을 누린 인생이 과연 있었겠습니까”라며 “같은 시대에 산 것이 행운이었습니다. 선배님은 한국 영화의 전설이었고 역사였습니다. 이제 선배님은 하늘의 별이 되셨으니 지상에 살아있는 가족들을 살펴보시고 영화의 길을 밝게 비춰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전했다. 그는 “큰 별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육신의 죽음만이 있을 뿐”이라는 말로 추도사를 마쳤다.
독고영재는 故 신성일과의 만남을 약속했던 사연을 언급하면서 “며칠 전에 연락 오셔서 ‘집 앞에 차도를 수리하는 바람에 차가 못 올라올까 걱정된다. 내년 생일에 만나서 재밌는 이야기 나누자’고 하셨는데 우리 곁을 떠나셨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정말 엉망진창으로 살았다. 남편이 다시 태어나서 산다면 선녀 같이 공경하고 싶다. 하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여러분은 댁에 있는 부인들에게 잘하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엄앵란은 발인에서도 덤덤한 표정으로 남편을 떠나보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사진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