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박정권. 잠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한국시리즈(KS) 1차전 승리 팀이 우승컵을 가져갈 확률은 73.5%. 누구보다 기선제압의 중요성을 아는 두 팀이기에 잠실 혈전에 사활을 걸었다. 4일 두산은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을, SK는 박종훈을 KS 1차전 선봉장으로 내세웠다.
SK는 자신들의 강점으로 늘 그렇듯 득점했다. 1회 한동민과 6회 박정권의 투런포로 4점을 뽑았고, 이후 상대 폭투와 실책을 틈 타 추가 점수를 만들었다. 두산은 6번타자로 나선 최주환의 적시타 두 방으로 대항했지만 뒷심이 부족했다. 첫 승의 주인공은 결국 SK. 적지에서 열린 1차전에서 7-3의 승리를 거두며 73.5%의 확률을 잡았다.
Q=선취점은 SK의 몫이었다. 상대 1선발 린드블럼을 상대로 굉장히 빨리 득점했다. 린드블럼은 정규시즌과는 다른 투구폼으로 이번 시리즈에 나왔다.
A=SK가 1회 한동민의 2점 홈런으로 기분 좋게 출발했다. 그에 앞서 김강민이 선두타자로 좋은 역할을 했다. 린드블럼과 9구 승부 끝에 볼넷을 골랐다. 린드블럼은 와인드업 포지션에서 변화가 있었다. 이중 키킹 동작을 선보였는데, 팔스윙이나 전체적인 밸런스로 봤을 때 베스트 컨디션은 아니었다. 그러나 우타자 몸쪽에 붙는 커터로 에이스답게 상대 타자들을 압도했다. 1회 홈런을 허용한 것이 경기 중반까지 오히려 집중력을 가지게 된 계기였다.
Q=박종훈의 투구는 크게 안정적이지 못했다. 그래도 4회까지 1실점으로 나름 제 몫을 했다.
Q=두산은 5회 만루 찬스에서 점수를 뒤집었다. SK는 선발투수 박종훈을 내리고 일찌감치 불펜 총력전에 돌입했는데, 결국 실점을 막지는 못했다.
김재환 타석에서 김택형을 선택했는데, 결과는 볼넷이었다. 앙헬 산체스를 이후 곧바로 투입했으면 어땠을까 한다. 양의지에게도 볼넷을 준 후 1사 만루 상황에서 산체스가 등판했다. 최주환과의 승부에서는 초구가 너무 쉽게 들어갔다. 최주환이라는 타자의 타격 스타일로 봤을 때 초구 빠른 볼은 매우 위험한 선택이었다. 두산에 좋은 좌타자가 많은데, SK가 이번 시리즈에서 좌완 불펜 3명을 어떻게 활용하는가가 앞으로의 시리즈에서 관전포인트가 될 듯 하다. 불펜의 ‘키맨’인 산체스의 투입 역시 마찬가지다.
Q=SK는 6회 ‘가을 사나이’ 박정권의 투런포로 다시 앞서가는 점수를 만들었다. 반면 두산은 6회말 작전 실패, 7회 공격 찬스 무산 등 후반부 야구가 꼬였다.
A=베테랑의 노림수였다. 1사 2루 상황에서 볼카운트까지 0B1S로 불리했는데, 높은 직구를 단번에 장타로 연결시켰다. 반대로 생각하면 린드블럼은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실투를 던진 셈이다. SK는 5회 리드를 내줬는데, 6회 공격에서 곧바로 다시 득점하며 분위기를 되찾아왔다. 이게 매우 컸다. 반면, 두산은 6회말 번트 실패, 도루실패 등 시도한 작전이 모두 통하지 않았다. 7회 무사 만루 찬스 무산 역시 6회 작전 실패와 비슷한 맥락이다. 경기 감각에서의 차이가 느껴졌다. 두산이 연습게임을 통해서 감각을 끌어 올리려 했지만 1차전에서 볼넷 9개를 얻고도 3득점만한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떨어진 실전 감각을 앞으로 얼마나 빨리 끌어 올리는가가 이번 시리즈의 관건이다.
잠실|조범현 스포츠동아 해설위원·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